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사진=노컷뉴스DB)
'끝판 대장' 오승환(35 · 세인트루이스)이 후배 류현진(30 · LA 다저스)이 보는 앞에서 괴력투를 뽐냈다.
오승환은 24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 원정에서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볼넷 1개를 내줬지만 4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일 샌프란시스코전 1이닝 3실점(2자책) 패배의 아쉬움을 날렸다. 3.32던 평균자책점도 3.13으로 낮추며 2점대 재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팽팽한 연장 승부 속에 세인트루이스는 11회말 2사에서 맷 보우먼이 볼넷을 허용하자 지체없이 오승환을 올렸다. 오승환은 코리 시거 타석 때 2구 폭투를 던져 2루 진루를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시거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견제 악송구로 2사 1, 3루에 몰렸다. 시거의 무관심 도루까지 2사 2, 3루 위기가 이어졌다. 자칫 끝내기 패배를 당할 위기였다. 그러나 오승환은 야스마니 그랜달을 시속 138km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해 불을 껐다.
12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다저스 중심 타자들을 상대로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4번 타자 코디 벨린저를 시속 153km 빠른 공으로 윽박질러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빠른 직구와 이은 슬라이더로 역시 헛방망이질을 유도했다.
마지막 크리스 타일러에게도 직구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지난 20일 샌프란시스코전 때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던 오승환은 4일 만의 등판에서 건재를 확실하게 과시했다.
후배 류현진이 보는 앞에서 한국 최고 마무리의 위용을 뽐냈다. 이날 경기 전 오승환은 류현진을 찾아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13회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그러나 오승환의 역투에도 세인트루이스는 13회말 끝내기 패배를 안았다. 로건 포사이드가 끝내기 2루타를 때려내 2-1 승리를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상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 완봉패를 당할 위기에서 9회 폭투로 극적인 동점을 이뤘지만 끝내 승리하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