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앤디 밴 헤켄이 23일 LG와 홈 경기에서 대기록을 세우자 경기장 전광판에 관련된 화면이 나오고 있다.(고척=넥센)
넥센의 왼손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이 KBO 리그 신기록을 세우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대기록의 희생양이 된 데다 잇딴 주루사로 패배를 자초했다.
밴 헤켄은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6피안타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팀의 8-3 승리를 이끌며 시즌 4승째(4패)를 거뒀다.
특히 밴 헤켄은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밴 헤켄은 경기 시작과 함께 7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했다. 주무기 포크볼을 앞세워 1회 이형종·이천웅·박용택, 2회 양석환·정성훈·채은성에 이어 3회 오지환까지 7개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장식했다.
이는 KBO 리그 신기록이다. 이전까지는 1993년 박철순(OB), 2001년 조규제(SK), 2009년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삼성) 등이 세운 경기 개시 후 6타자 연속 탈삼진이 최다였다.
마운드에서 밴 헤켄이 기록 행진을 벌인 사이 타선도 힘을 냈다. 넥센은 LG 선발 헨리 소사를 상대로 1회부터 김하성의 2루타, 김민성의 중전 안타로 2점을 먼저 냈다. 2회는 박동원, 고종욱의 2루타와 서건창의 내야 안타를 묶어 4-0까지 달아났다.
LG는 뒤늦게 추격했다. 5회 오지환이 밴 헤켄의 시속 143km 직구를 받아쳐 중월 1점 홈런을 터뜨렸고, 6회는 박용택이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글러브 아니고 공으로 태그했네' 넥센 유격수 김하성(오른쪽)이 23일 LG와 홈 경기에서 6회 무사 1, 3루에서 나온 양석환의 땅볼 때 상대 3루 주자 이천웅을 협살 끝에 아웃시키고 있다.(고척=넥센)
그러나 이후 아쉬운 주루사가 발목을 잡았다. 2-4로 추격한 6회 무사 1, 3루에서 LG는 양석환이 3루 땅볼을 때렸다. 이때 3루 주자 이천웅이 홈으로 뛰어들다 협살에 걸렸다. 이 사이 1루 주자 박용택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리다 넥센 유격수 김하성의 태그에 아웃됐다. 여세를 몰아 김하성은 이천웅까지 태그해 아웃카운트 2개를 만들어냈다.
LG 양상문 감독은 김하성이 이천웅에 빈 글러브로 태그하지 않았느냐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번복되지 않았다. 앞서 LG는 3회도 2사 1루에서 이형종의 2루타 때 1루 주자 조윤준이 홈까지 달리다 아웃됐다.
밴 헤켄은 자신의 호투와 LG 주자들의 도움까지 얻어 7회까지 호투를 이었다. 넥센 김웅빈은 7회말 1사 1, 2루에서 2타점 좌중간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넥센은 36승34패1무로 5위 LG(36승33패)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LG는 이날 롯데를 9-1로 대파한 4위 두산과 승차가 1경기로 벌어졌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잠실 홈에서 7이닝 1실점 쾌투로 시즌 5승째(5패)이자 현역 좌완 최다인 117승째를 거뒀다.
2위 NC는 창원 마산 홈에서 1위 KIA를 4-1로 제압하고 승차를 2경기로 줄였다. 3위 SK도 인천 홈에서 최하위 kt를 4-2로 눌렀다. 삼성도 대구 홈에서 한화를 5-3으로 제치고 3연승을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