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독립기념일 휴일에도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알래스카 전역에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이라는 판단을 내릴 경우,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는 사드를 보다 신속히 배치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가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독립기념일 휴일에도… 백악관 긴급회의 중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겨냥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하면서,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긴급 외교안보 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북한이 주장하는대로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미 본토에 닿을 수 있는 ICBM인지 여부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아직 평가 중'이라며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단 회의가 끝나면 백악관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난 여론을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빠르면 이곳시간으로 하루 뒤인 5일 쯤 비공개 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각국 정상들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州)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는 등 휴일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ICBM 확인되면 미국 대북정책 변화 불가피한편, 미국의 참여과학자연합(UCS) 소속 물리학자인 데이빗 라이트는 미 태평양 사령부의 자료를 분석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최대 사거리는 670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알래스카 전역과 하와이 일부에 닿을 수 있는 ICBM으로,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 서부에 닿을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도 이제는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이 쏜 미사일을 ICBM이라고 확인할 경우, 그간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기술 진전을 저지하는데 주력해온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날인 3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 직후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마도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 넌센스를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밝혀, 앞으로 대북제재를 강화하도록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을 시사했다.
◇ 미국의 중국 압박 더욱 강화될 듯… 한국 사드 배치도 재촉 가능성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을 거치지 않고 미국이 독자제재, 그 가운데서도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불법 거래는 물론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기관과 개인에 대해서도 제재하는 조치다. 세컨더리 보이콧이 가동되면 북한과 거래가 압도적으로 많은 중국의 기업과 개인들이 무더기 제재를 받게 된다.
실제로 이날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을 비롯해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이 앞다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에 대한 제제 수위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를 신속히 마무리 지으라는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마이클 모렐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북한의 ICBM발사 주장이 사실이라면 군사적 외교적 옵션이 사실상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며 "한국과 하와이, 캘리포니아, 알래스카에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익연구소(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 해리 카지아니스도 폭스뉴스 칼럼을 통해 미국은 일본에 추가로 사드를 배치하고, 한국에도 사드 배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썼다.
이에따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사드 체계에 대해서도 신속 배치를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