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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잦은 연착과 대처미흡으로 저가항공사들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승객들은 모처럼 잡은 해외여행의 기회를 저가항공사의 '나몰라라식' 대응으로 망치고 있다.
◇ "떠나기도 전에…" 공항부터 지친 승객들
지난 4일 저녁 7시 출발할 예정이었던 코타키나발루행 이스타 항공 ZE501편이 기체결함으로 운항이 취소됐다.
해당 비행기는 예정보다 2시간이 지난 뒤 활주로까지 갔다 되돌아온 끝에 결항됐고 승객들은 또 다시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비행기는 당초 출발시간보다 15시간이 지난 다음날 오전 10시가 돼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승객 김모(36) 씨는 "문의를 해도 수리 중이다, 회의 중이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면서 "밤 12시가 넘어서야 결항이란 말을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다른 승객들의 아이들은 에어컨도 꺼진 기내에서 1시간을 버텨야해 많이 불편해 했다"며 "결혼 10주년 여행으로 가는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날 오전 이스타 항공 ZE931편은 4시간이 연착 된 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166명의 승객들은 비행기에 탑승해 40여분을 기다리다 기체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다시 탑승장으로 나와야했다.
당시 비행기에 탑승했던 백지은(33) 씨는 "항공사 직원은 기다려라라는 말뿐이었다. 답답해서 묻는 승객들에게만 겨우 대답해주는 정도였다"면서 서비스 미흡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백 씨는 "연착되는데 항공사의 태도는 너무나 당당했다. 즐겁게 나서야하는 여행길에 심신이 지친상태로 여행길에 오르게 돼 기쁘지 않다"고 말했다.
연착은 지난 6일에도 또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출발예정이었던 같은 항공사의 방콕행 ZE511편도 기체결함으로 3시간이 지나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반복되는 저가항공 연착, 대책마련 시급
하지만 저가항공의 '나몰라라식 서비스'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2016년 한 해 한국 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사 관련 피해구제 신청중 저비용항공사에 접수된 건이 57%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 일본 삿뽀로로 향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여객기 7C1902편을 이용한 김모(29) 씨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김 씨의 비행기는 일본 기상상황으로 인천으로 다시 회항한 상태였다. 김 씨는 "다른 항공사는 다음 날 운항을 하는 상황에서도 자세한 설명 없이 '지금 할 수 있는게 없다'는 말만 고장난 라디오처럼 반복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박성식 한국교통대학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잦은 연착과 부족한 서비스에 대해 "저비용항공사의 전형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인력을 최소화 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연히 안내 직원의 인원도 부족하고 숙련도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도 저가 항공사들의 대처미흡에 대해 인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이스타 항공의 사례의 경우처럼 사후 대처 능력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 해당 회사를 불러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