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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레드라인 넘은 집값, 레드카드 꺼내야

칼럼

    [논평] 레드라인 넘은 집값, 레드카드 꺼내야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기업인 간담회에서 꺼냈던 반농담이 뒷말을 낳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는 언급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통령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집값 문제의 고민을 비유적으로 토로한 것일 게다. 그러나 주거 고통에 시달리는 무주택 서민들은 '피자 한 판'이라는 표현에 상처받았을 수 있다.

    국민의당은 31일 부동산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발언이 너무 가볍다고 지적했다. 집값 폭등을 피자 한 판 쏘고 안 쏘고의 흥미 문제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실제로 최근 가파른 집값 오름세는 여름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식을 줄을 모른다.

    시장조사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의 주간 상승률은 0.57%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 값 상승률도 전주(前週)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서울 강남 4구를 비롯해 주요 인기 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어렵사리 매수자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호가가 올라간다.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문재인 정부가 처음 내놓았던 6·19 부동산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6·19 대책은 부동산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대출과 전매 규제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핀셋 규제'였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전 지역에서의 분양권 전매 금지, 서울 등 전국 40곳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 강화 대책이 그것이다.

    그러나 집값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웃듯 전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6·19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근본 원인은 초저금리 기조에 있다. 금리가 낮은 은행 예금보다 부동산을 사는 게 이득이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 시장 등으로 유동성이 몰리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아파트 공급이 애초부터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투기수요 억제대책이 사실상 '공급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작용한 점도 결과적으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집값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고 이제는 레드라인을 밟은 데 따른 레드카드를 꺼낼 때라고 말한다. 6·19 대책이 경고성의 옐로카드였다면 지금은 퇴출의 레드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요만 억제할 것이 아니라 주택 수요를 분산하면서, 서울 등 특정지역에는 공급을 늘리는 시장 안정화 대책이 검토돼야 한다.

    지난 참여정부에서 수요 억제를 위해 고강도 대책을 폈지만 정작 집값만 폭등시켰던 전철(前轍)을 밟지 말아야 한다. 집값 오름세가 단순히 투기 수요에 의한 것이라고만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때마침 정부도 시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8월말에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대책과는 별도로 부동산 추가대책을 이르면 이번 주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만큼은 핀셋 규제가 아닌 고강도의 총체적 대응이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주택거래 신고제 재도입, 주택청약 가점제 적용 비율 확대와 청약 1순위 자격 강화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아울러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 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강화 대책도 검토돼야 한다.

    투기꾼들의 '욕심'은 철저히 규제하면서도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의욕'은 북돋아주는 똑똑한 부동산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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