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검찰이 인천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주범보다 공범의 형량을 오히려 높게 구형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지검은 29일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주범 A(16)양과 공범 B(18)양에 대해 각각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실제 살인은 A양이 저질렀는데, B양의 형량이 높은 이유는 A양은 2000년 10월생으로 지난 3월 말 범행 당시 만 16세로 소년법의 적용 대상이기 때문이다.
A양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시신 손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특가법상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약취·유인해 살해한 경우 최고 형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이지만, 소년법상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 피고인에게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없고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그런데 살인은 특정강력범죄여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라 소년법 조항에도 불구하고 그 형을 20년의 유기징역으로 하도록 돼 있다.
검찰은 범행이 너무나 잔혹하고 계획적이었던 만큼 A양에게 내려질 수 있는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구형한 것이다.
검찰은 A양에 대해 "사람의 신체 조직 일부를 얻을 목적으로 동성 연인 B양과 사전에 치밀하게 공모해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를 유인해 목을 졸라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양의 변호인측은 살인을 저지를 때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폈지만, 검찰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1998년 12월생으로 18세인 공범 B양의 죄목에 대해서는 형법 제250조 1항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 가운데 무기징역을 선택했다.
검찰은 B양이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등 주범과 살인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B양에 대해 "신체를 갖고 싶다는 이유로 살인을 공모하고 실제 실행은 주범 A에게 맡겨 아동을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했다"고 무기징역 구형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월 8일 시신유기 및 살인방조 혐의로 B양을 구속기소했으나 이후 '살인의 공모 공동정범'이라며 죄명을 '살인방조'에서 '살인'으로 바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또한 이들이 살인 등의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높다며 3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22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리는데, 재판부가 직접 살인을 저지른 A양보다 공범 B양의 구형량이 높은 부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검찰은 A양과 B양이 주고받은 트위터 문자를 미국 법무부에서 전달받는 대로 내용을 분석한 뒤 변론재개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A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 C(8)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양은 A양과 함께 살인을 공모하고 같은 날 오후 5시 44분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만나 C양의 훼손된 시신 일부을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