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유정(49)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 수익 의혹에 스스로 자진 사퇴했다.
약 5억 원의 수익을 낸 주식 매매가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받았고, 결국 발목을 잡았다.
앞서 야당은 이를 이유로 이유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고 법적 대응을 고려하는 등 강경하게 맞섰다.
대체 이유정 후보자의 주식 내부자 거래의혹은 어떤 내용일까.
내부자 거래로 논쟁 중인 주식은 내츄럴엔도텍 주식이다. 해당 업체는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주식 가치가 폭락해 투자자의 원성이 많았던 회사이다.
이 전 후보자는 A 법무법인 근무 당시인 2013년 5월 건강기능식품회사인 내츄럴엔도텍의 비상장 주식을 2억 2천만 원어치 매입했다. 주식 양으로 따지만 1만 주 수준.
이후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열풍과 함께 상장사가 됐고 주식 가치는 폭발적으로 뛰었다.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이 직전과 비교하면 주식 가격이 약 3.5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이후 가짜 백수오 파동이 있자 주식 가격은 10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고 개인투자자들은 막심한 손해를 보았다.
내츄럴엔도텍 주식 가격.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최고가에 가까울 때 주식을 팔았고 이후 주가는 최저점으로 떨어졌다. (사진=네이버 주식 캡처)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전 후보자는 가짜 백수오 파동이 있기 직전까지 주식을 꾸준히 매도했고 약 5억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에 대해 이 전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함께 일하는 변호사가 상장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식을 사들였다"라고 해명했다. 내부자 거래는 없었고 당시는 변호사 신분으로 주식투자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
문제는 내츄럴엔도텍이 이 전 후보자가 근무했던 A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A 법무법인에 가처분 사건 및 본안 사건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전 후보자가 말한 변호사는 A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여서 '내부거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후보자의 주식 대박은 2016년에도 이어졌다. 그녀는 2016년 3월부터 꾸준히 LCD 공정장비 및 반도체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컴퍼니 주식을 사들였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억 원 수준. 큰 반등이 없던 미래컴퍼니 주식은 2017년 4월 갑자기 급등했고 이 후보자는 최고점 수준에서 주식을 팔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전 후보자의 주식 매도 이후로 미래컴퍼니 주식은 갑자기 급락했다. 그러자 이 전 후보자는 다시 미래컴퍼니 주식을 사들였고 이후 주식은 다시 급등했다. 현재 미래컴퍼니 주식은 최고점을 찍은 뒤 예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 전 후보자의 미래컴퍼니 주식 투자차익으로 봤을 때 약 4억 원이 넘는 이득을 낸 셈이다.
미래컴퍼니 주식 가격 흐름. 저가에 매입한 주식은 2017년 4월 갑자기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사진=네이버 주식 캡처)
이런 주식 거래 논란에 대해 이 전 후보자는 "부동산 쪽에는 좀 거부감이 있어서 주식 투자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지식으로 주식 주자를 했다"라고 해명했하며 "재판관이 되면 주식을 전부 처분하거나 백지신탁 규정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후보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는 검찰 고발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접수하겠다며 맞섰고 금감원 역시 이 전 후보자의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진정서가 접수될 경우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논란이 계속 되자 이 후보자는 1일 오전 갑자기 자진 사퇴하며 헌법재판관의 꿈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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