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썰전' 방송 화면 갈무리)
최근 북한의 여섯 번째 핵실험 감행으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유시민 작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낼 수 있는 대책으로 '포괄적인 협상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7일 밤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전술핵 무기의 한시적·조건적 재배치 등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군사적 대응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의 주장에, 유시민 작가는 "이게 전통적인 보수적 관점"이라고 선을 그으며 반론을 폈다.
"제가 이런 얘기 하면 또 SNS에 '너 북괴 앞잡이냐' '북한 대변인이냐'고 자꾸 그런다. 제가 하는 얘기는 협상을 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한꺼번에 올려놓고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것도 그것이다. 지금 일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지난 5월에 북미간에 제3국에서 만나서 '1.5 회담'을 했다. 거기서 어떠한 얘기가 오갔냐면, 테이블 위에 모든 것을 올려놓고 협상한다는 합의가 된다면 추가적인 미사일·핵 실험을 동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그 논리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 그런 인식 자체가 '위시풀 싱킹'(Wishful thinking·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모습을 그려놓고 거기에 북한을 맞추는 것"이라며 "지금 북한의 입장은 단순히 체제 보장을 위해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수준을 넘어섰다. 지금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미동맹을 해체하는 데까지 가 있다"고 대응했다.
◇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놓고 대화하는 협상 테이블이 전혀 없다"유 작가는 "그것은 그쪽(북한)의 '위시풀 싱킹'이다. (협상하자는 것은) 그것을 다 들어주자는 게 아니"라고 말했고, 박 교수는 "(유 작가 말처럼) 협상 테이블에 모든 것을 올려놓자는 말은 결국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주자는 걸 전제로 하잖나"라고 맞섰다.
이에 유 작가는 "표현을 그렇게 하지 마시라. 우리가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다룰 때는 상당한 고정관념과 두려움 속에서 이야기를 한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남들이 나에게 돌을 던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이 있어서 정치인들도 대놓고 이야기를 못한다. 그런데 저는 지금 정치도 안하고 제 의견이 꼭 다수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 다만 제 생각을 얘기하는 것이다. 제가 파악한 북한의 입장은, 일단 대화를 시작할 때는 자기들의 생존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다는 합의가 있어야 된다. 그러한 합의에 입각해서 협상이 시작되면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을 안할 수 있다는 동결의 의미다."
그는 "그런 다음에 국제질서, 인접국가의 보증 등을 통해 자기들의 생존을 확실히 보장받는 것이 확인되면 주한미군 철수 등의 요구도 다시 논의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그런데 우리의 생각은 '북한이 남한을 치려고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고 있지 않다'는 것이 불만이잖나"라고 진단했다.
"그러면 북한도 그 협상 테이블 위에 그 문제까지 다 들고 나와야 하는 것이다. 자기 내부의 적화통일에 대한 헌법 조항 등을 개정하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우리가 요구하는 여러 조치에 대한 것도 그 테이블에 같이 올라가야 된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놓고 대화하는 테이블이 전혀 없다."
유 작가는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과 미국은) 그냥 '니들(북한)이 선제적으로 뭔가를 하면 대화해 줄게'라고, 그러면 북한은 '우린 죽어도 그렇게 못해'라고 그냥 가는 것"이라며 "(포괄적인 협상의 장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것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