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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금태섭은 왜 소년법 개정을 우려할까?

정치 일반

    [Why 뉴스] 금태섭은 왜 소년법 개정을 우려할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부산 여중생 폭행 당시 주변 CCTV 화면.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알려지면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10대 청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14세가 기준인 형사미성년자의 나이도 12세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법률개정안이 제출됐다.



    그렇지만 검사출신인 금태섭 의원은 처벌을 강화하는 소년법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금태섭 의원은 왜 소년법 개정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을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사진=홈페이지 캡처)

     

    ▶ 금태섭 의원이 "정말로 미성년자를 사형시키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라는 아주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던데?

    = 그렇다. 더불어 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그제(6일) 페이스북에 '소년법 개정 논의에 대한 비판'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마지막 부분에 "모든 것을 다 떠나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로 미성년자를 사형시키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진심으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형량을 대폭 올리는 법안을 내는 일은 돈이나 인력의 투입이 전혀 필요없으면서도 마치 무언가를 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법안이 하나 나왔을 뿐 실제로 효과 있는 대책이 생겨난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금 의원이 소년법 개정을 우려하는 이유는?

    = 첫 번째는 실현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금 의원은 "미성년자를 사형에 처하는 법률을 실제로 만드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이 그동안 비준한 각종 인권 관련 국제조약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만약 만들어진다면 위헌 결정을 받을 가능성도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금 의원은 "선진국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18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해 사형을 선고할 수 있던 나라가 미국이었는데, 미국마저도 2005년 연방대법원이 18세 미만자에 대한 사형을 위헌으로 선언하면서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논쟁만 벌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금 의원은 '부산여중생푹행사건'을 계기로 일고 있는 소년법 폐지나 처벌 강화 논의가 예전에 끔찍한 아동성폭행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지던 때의 논의 구조와 놀랄만큼 똑같다고 지적한다.
     
    금 의원은 "사건만 벌어지면 형을 대폭 올리자는 주장이 바로 나온다"면서 "그런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얘기를 하면, 당장 끔찍한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놈들을 가볍게 처벌하자는 말이냐는 비난이 날라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 의원의 페이스북 댓글을 보면 비난일색이다. 피해자는 어쩌란 것이냐?는 주장에서부터 그러라고 국회의원 시킨것 아니라는 의견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비난과 비판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인들이 이런 비난에 시달리다보면 결국 모든 사람이 형량을 올리자는 얘기나 소년법을 개정하자는 얘기에 반대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그렇게되면 진짜 대책은 찾지 못한 채 논쟁만 벌이다가 흐지부지되고 만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들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형량만 올려서 해결이 될 문제였다면 범죄는 이미 사라져야 한다. 그렇지만 사형제 폐지 논란과 마찬가지로 형을 무겁게 한다고 해서 범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금 의원은 "아동성폭행범이나 흉포한 소년범죄는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해결책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아동성폭행범은 재범의 확률이 극히 높고, 나이 어린 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는 동기는 어른들과 매우 달라서 법이나 형벌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금 의원은 "이런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현장에서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을 다뤄본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고 많은 자원(=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효과를 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년범죄가 흉포해지고 심각해지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이고 이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다만 꼭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전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엄벌주의'를 내세워 진짜 논의가 묻혀버리게 만드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 그렇지만 국민여론이 들끓고 있지 않나?

    = 그렇다. 국민여론은 가해자인 여중생들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거나 소년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소년보호법 폐지 청원 서명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3일 시작됐는데 250,224명 (8일 09시 현재까지)이 동참했다.

    청원을 시작한 사람은 "청소년보호법이란 명목하에 나쁜짓을 일삼는 청소년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면서 "최근에 일어난 부산 사하구 여중생 폭행 사건을 보아서라도 더 이상 우리는 청소년을 어리다는 이유로 보호하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벌주의를 비판하는 기사나 전문가의 인터뷰에도 비난댓글이 엄청나게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사진=자료사진)

     

    ▶ 표창원 의원은 여중생들이 성인이라면 '살인미수'라고 하지 않았나?

    = 표 의원의 말대로 "나이와 연령을 떠나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잔혹한 범죄행위"라는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문제는 사건이 터질때마다 형량을 올리자고 한다면 어디까지 가야 만족할까? 20년으로 안 되면 30년이면 될까? 50년, 100년형을 선고하면 만족하게 될까?

    또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인데 사형제를 다시 시행하면 범죄가 줄어들게 될까? 엄벌주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아는 것이다.

    부산지법 천종호 판사 (사진=SBS 학교의 눈물 캡처)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호통판사'로 불리는 천종호 판사는 "형의 상한을 높이거나 소년원 송치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소년법을 개정하는 건 몰라도, 성인과 동등한 취급을 하는 방향으로의 개정이나 폐지는 전체 법체계와 이념상 신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교화기간을 늘리자는 쪽에 무게를 둔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형사 미성년자를 만14세미만에서 만12세미만로 낮추는 것"과 "살인 등 잔혹사건때는 만18세미만 미성년자라도 판사가 중벌을 가할 수 있게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하자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소년법을 폐지할 수는 없다. 만18세 미만의 소년은 국가가 선도하고 교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살인·인신매매·유괴·강도·강간 등 특정한 잔혹범죄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전인 2007년 말 소년법이 개정됐다. 소년범죄의 저연령화와 흉포화에 대응한다는 의미에서 보호처분 대상자의 연령이 만 12세에서 만10세로 낮아졌고, 소년법 적용 상한 연령도 만 20세에서 만19세 미만으로 낮아졌다. 그 이후 소년범죄가 줄어들거나 흉포화가 해소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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