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로 손꼽히는 손아섭 (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kt 위즈와 황재균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다. kt는 13일 FA 황재균과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44억원과 연봉 총액 44억원 등 총액 8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2+1년, 총액 10억원의 조건에 합의한 문규현에 이어 올해 FA 시장 2호 계약자가 됐다. 초대형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이는 FA 대어급 중에서는 사실상 황재균이 포문을 열었다.
FA 시장을 뒤흔들 변수 중 하나는 바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이 끝난 김현수와 롯데 외야수 손아섭의 행보다. 둘 다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를 선택지로 두고 있다.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매력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 사이 KBO 리그 구단과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
국내 유턴을 결정할 경우 원 소속팀 두산과의 계약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두산의 외야수 민병헌 역시 FA 자격을 얻었다. 두산이 두 선수를 한꺼번에 잡기는 버거워보인다.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야 하고 외야 교통 정리도 복잡해진다.
최근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정상급 외야수 민병헌이 타 구단 이적을 선택한다면 차기 시즌 경쟁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손아섭은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과 KBO 리그 잔류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갖고 있다.
지난 2015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손아섭은 새로운 무대에 대한 도전 의식이 강하다. 이미 지난달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가운데 손아섭에게 관심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또 하나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KBO는 "어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양현종, 손아섭, 정의윤 등 3명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받고 오늘 양현종은 KIA 타이거즈 소속이며 손아섭, 정의윤은 FA 신분으로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 체결이 가능한 신분임을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복수의 구단이 손아섭과의 계약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그만큼 커졌다. 원하는 수준의 계약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선택지가 늘어나면 가능성도 높아진다.
손아섭과 함께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통합 MVP' 양현종은 FA가 아니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고 1년 계약을 선택했다.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부터 KIA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양현종에게 관심을 드러낸 메이저리그 구단이 계약 성사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달려드느냐가 관건이다.
정의윤도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정의윤은 해외 진출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기에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정의윤은 최근 3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27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데뷔 후 가장 높은 득점 생산력을 자랑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KBO 리그 선수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이 잦아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김광현, 차우찬, 우규민, 양현종, 최형우, 황재균 등 6명이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김광현과 차우찬은 두 차례나 요청을 받았다.
그 중 미국 진출로 이어진 사례는 황재균 뿐이다. 신분조회 요청이 구체적인 계약 제시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정의윤은 미국 진출 도전보다는 국내 잔류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 역시 KIA와의 계약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