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손문 교수 "포항 액상화, 일단은 안정 단계지만.."

사회 일반

    손문 교수 "포항 액상화, 일단은 안정 단계지만.."

    "건물 기초공사가 관건, 큰 지진 오면 방법 없다"

    - 해안도시 포항, 액상화 위험 높아
    - '아스팔트' 도심에선 발견 어려워
    - 수일 내 원상태 회복… 이젠 안정세
    - 액상 지도·기초공사 강화 대책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지진 후에 포항 곳곳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액상화라는 건 땅 밑에 흐르던 지하수가 지진 때문에 땅 위로 분출이 되면서 단단하던 땅이 늪처럼 변하는 겁니다. 말랑말랑해지는 거죠. 이게 위험한 건 그 액상화된 땅 위에 있던 건물들은 붕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험한 건데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논과 해안가에서만 발견되던 이 액상화 현상이 주거지역에서도 눈에 띄기 시작했답니다.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전문가 연결을 해 보죠.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손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손문>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주일째 지금 포항지역의 액상화 현상을 조사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이제 마무리 단계라고요?

    ◆ 손문> 그렇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진앙지 주변에서 시추했던 시료들을 분석을 해야 됩니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에서 중대본도 만들어져서 본격적인 조사를 아마 할 것이고 저희들은 이것으로 일단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일주일 동안 조사하고 어떤 결론을 얻으셨어요?

    ◆ 손문> 저희들은 진앙지 부근 한 곳에서만 했거든요. 그런데 그 안에 모래층이 발견됐습니다. 지금 지하수로 가득 차 있는 상태였고요. 모래층이 지표층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상태로.

    ◇ 김현정> 샌드위치처럼?

    2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진앙지 주변에서 지진으로 땅이 지하수와 섞여 순간적으로 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 손문> 네, 그러니까 이 액상화가 일어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일단 지진이 발생해야 되고 모래층이 존재해야 됩니다. 그다음 세 번째로는 지하수위가 상당히 높은 곳이어야 되거든요. 그런 조건을 갖춘 곳이면 포항에서는 어디든지 액상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지금 보면 그런 지역이 해변가라든지 강가라든지. 포항지역 넓은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모래질 토양, 지하수, 거기에 강도 높은 지진이 더해지면 발생하는 건데 포항에는 그런 조건을 갖춘 곳들이 많을 수밖에 없겠네요, 해안도시니까.

    ◆ 손문> 네, 해안도시이고 포항은 1000만년 전만 해도 물에 잠겨있던 곳으로 분지지역이거든요. 그래서 최근까지 퇴적물이 많이 쌓일 수 있는 그런 환경입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논하고 해안가에서만 발견이 됐었잖아요, 초반에는. 그러던 것이 점점 도심과 주거지역에서도 발견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이게 왜 그런 건가 궁금하더라고요.

    ◆ 손문> 도심지 같은 경우는 아스팔트로 덮여 있잖아요. 건물들도 가득 차 있고. 그래서 지하에서 액상화가 일어나면 아스팔트 뚫고 못 오니까 올라오는 장소가 한정될 수밖에 없고요. 발견하기가 힘들죠. 그래서 주로 도심지는 주민들의 제보가 중요한데요. 그래서 이 액상화 현상이 언론에서 나오고 난 뒤에 많은 주민들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뚫고 나오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뭔가 틈이 있는 곳이라면 지금 보이고 있는 거예요?

    ◆ 손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진이 더 이상 안 나더라도 액상화 현상은 계속 진행이 될 수 있습니까? 아니면 지금까지 진행된 게 끝인가요?

    ◆ 손문> 일단 액상화는 지진이 일어나는 순간에 동시에 발생하거든요. 그런데 지하 지질 특성에 따라서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는 데는 조금 시간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원상태로 돌아가기도 합니까?

    ◆ 손문> 원상태로 돌아오는데 수일도 걸리고 어떨 때는 수초 안에도 끝날 수도 있고. 지금 포항에서 봤을 때는 어느 정도 안정화 상태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도심에서도 이제 발견되기 시작했다 해서 액상화라는 게 계속 진행이 되는 거구나, 하고 참 많이 걱정들을 했는데 그건 아니에요?

    ◆ 손문> 네, 그렇지는 않고요. 지금 여진이 발생한다 해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고요. 그런데 이 지역은 액상화가 있는 지역이라는 게 알려졌기 때문에 다음에 큰 지진이 오면 위험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진이 발생하고 순간적으로 액상화가 벌어졌어요. 길게는 수일 동안 그게 진행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사이에, 만약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면 그럴 경우에는 붕괴 위험도 있는 겁니까?

    ◆ 손문> 피해는 지진이 발생할 그 당시에 순간적으로 건물 같은 것들이 기우뚱해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앞에 인터뷰한 대성아파트. 지금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 있다 해서 피사아파트라고 하는데 거기가 기울어진 것도 지진났을 때 액상화 현상이 벌어지면서 그렇게 된 건가요?

    액상화 현상의 흔적인 진흙 분화구 모습. (사진=문석준 기자)

     

    ◆ 손문> 지하에 조사를 해 봐야 되겠죠. 액상화 때문인지, 건물 자체의 결함 때문인지는 아직까지는 확실히 결론내릴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액상화로 인해서 전체가 기우뚱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지을 때 문제가 있어서 기우뚱한 건지 이건 조사를 해 봐야 된다는 말씀.

    ◆ 손문> 그렇습니다.

    ◇ 김현정> 말씀을 쭉 듣다 보니까 지금은 포항의 한 지역만 조사한 거잖아요. 포항지역 전체를 조사하고 그래서 액상화의 가능성이 큰 곳은 더 단단하게 짓는다든지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 손문> 맞습니다. 액상화가 있는 지역에서는, 특히 도심지에서 액상화가 나면 큰 피해가 있기 때문에 외국 같은 경우는 액상화 지도라는 걸 작성을 합니다. 이런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곳 그리고 사람이 많이 사는 곳, 도심지는 반드시 액상화 지도를 제작을 해 놓습니다. 그렇게 해서 도시개발에 참고를 하죠.

    ◇ 김현정> 그러면 액상화 지도를 가지고 내가 집을 지으려고 하는데 여기가 액상화 위험지역이에요. 그러면 뭔가 더 단단한 내진설계를 한다든지.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손문> 그건 내진설계로는 안 되고요. 이건 기초공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 김현정> 내진의 문제가 아니에요?

    ◆ 손문> 액상화를 일으키는 지층에 그것보다 더 깊게 말뚝이나 파일 같은 걸 박아서 기초를 하면 큰 문제가 없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특히 저층의 건물은 거의 말뚝 기초공사를 안 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기둥을 지하수층 뚫고 더 단단하게, 깊게 박아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손문> 그렇습니다. 우리가 물 위에서, 물이 출렁거리더라도 물 바닥까지 말뚝이나 파일을 잘 박아놓으면 전혀 상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 위로 물이 흘러다녀도. 지금 이런 질문 하나 들어왔는데 아까 전에 포항의 많은 지역이 액상화 가능성이 있다 하셨어요, 물론 이건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대략 어느 정도로 예상하십니까?

    ◆ 손문> 지금으로 보면 진앙지에서부터 반경 12km나 10km. 아마 포항에서는 상당히 넓은 지역이 분포하지 않을까. 산악지역을 제외하면 많은 지역에 분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번 조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겠어요. 경주며 포항이며 이미 큰 지진이 작년, 올해 연이어 났기 때문에. 교수님, 액상화 위험지역이라고 판정이 됐는데 이미 거기에 건물이 세워져 있으면 이걸 헐고 다시 지어야 되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손문> 큰 지진이 안 오기를 바라야 되겠죠.

    ◇ 김현정> 당연히 그건 그렇고요.

    ◆ 손문> 그런데 기초공사를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느냐가 관건인데 공사가 잘 안 됐다면 큰 지진이 오면 방법이 없습니다.

    ◇ 김현정> 방법이 없다. 결국은 그런 곳은 기초공사 제대로 안 돼 있다면 냉정하게 말하자면 다시 헐고 지어야 된다는 말씀이에요.

    ◆ 손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위험을 과장해서 느낄 필요야 없겠지만 현실이 이렇다면 냉정하게 알고 그래야 올바른 대처방법을 찾을 수도 있는 걸 테니까요. 오늘 액상화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교수님, 좀 더 애써주세요. 고맙습니다.

    ◆ 손문> 감사합니다.

    ◇ 김현정>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NEWS:right}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