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세월호 미수습자 단원고 양승진 교사, 남현철, 박영인 군의 합동분향소에 고인들의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세월호 선체 수색 도중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지만 해양수산부가 이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인간으로 할 수 없는 짓"이라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1시 30분께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수색작업 현장에서 사람 손목뼈 1점이 발견됐다. 하지만 유골 수습을 보고받은 해수부 현장수습본부 김현태 부본장은 "내가 책임질테니 유골 수습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며 은폐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월호 유골 은폐는 희생자 가족과 국민께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겨드렸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사과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 여론은 매우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지난 18일 시신도 없이 진행된 영결식을 언급하며 "유골 은폐를 지시한 사람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리꾼 '2hr***'은 "해수부가 유골을 발견하고도 숨긴 건 또다시 추가 수색 여론이 형성되지 않도록 말기 위함이 아닌가"라며 "이게 사실이라면 관련자를 그냥 놔둘 수 없는 일. 사실 여부를 빨리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hk***'은 "진짜 소름이 돋는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가. 다음날이 장례식이었는데 입 닫고 있었다고? 김현태 부본부장은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말만 던지면 끝인가? 어디서부터 뿌리가 썩어야 이런게 가능한가"며 날을 세웠다.
'동글***'은 "가족 품으로 돌아가야 할 유골이 왜 이런 상황에 처해져야하나…이제 뭘 어떻게 책임질건지…아직도 우리나라 그대로인건가?"고 개탄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말할 자격이 없다"며 한국당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국가의 도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전 정권을) 비난하더니 국가의 도리를 떠나 인간의 도리도 다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에 할말을 잃었다"며 현 정부에 맹비난 퍼부었기 때문이다.
(사진=세월호 유가족인 '예은 아빠' 유경근 씨 페이스북 캡처)
해당 발언에 크게 분노 세월호 유가족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은 그 더러운 입에 '세월호'의 '세'자도 담지 말라"며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진상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피해자들을 끊임없이 모독한 너희들이 유해 발견을 은폐한 자를 문책하고 사과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냐"며 "역겹다 자유한국당. 제발 너희들은 빠져라. 구역질 난다"고 일갈했다.
온라인상의 반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aci***'은 "다른건 몰라도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가지고 뭐라고 할 자격은 안되지 않나? 세월호는 교통사고와 다름 없다고하던게 자유한국당 아니냐"고 되물었다.
'col***"은 "유가족에게 그렇게 대못박아놓고 이제와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보면 인간의 도리는 누가 포기한지 모르겠다"며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