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유전형과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고창 육용오리농장에서 검출된 H5N6형 바이러스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말 유럽에서 유행했던 H5N8 바이러스와 유럽 야생조류의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재조합된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로 판단된다고 27일 밝혔다.
H5 유전자의 경우 지난해 네덜란드 야생조류(홍머리오리)에서 분리된 H5N8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상동성(99.17%)을 보였다.
또한, N6 유전자는 지난 2014년 네덜란드 야생조류(흰뺨기러기)에서 분리된 H3N6바이러스와 가장 높은 상동성(97.25%)을 나타냈다.
상동성이란 동종 또는 이종에 있어 개체들 간의 DNA 또는 단백질 서열의 비슷함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바이러스의 특성을 살피는 척도가 된다.
검역본부는 이와 관련해,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유전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했던 H5N6형과 비교해 H5 유전자 상동성은 93.26~93.33%, N6 유전자 상동성은 84.15~84.23%에 불과했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유럽에서 발생했던)바이러스 간 재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바이러스가 지난 10월 이후 겨울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창 오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철새 이동경로를 따라 감염된 철새의 바이러스가 야생조수류와 사람, 차량(기구) 등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검역본부는 이런 추정의 근거로 고창 오리농장이 철새도래지인 동림 저수지에 위치해 있고, 최근에는 가창오리 등 철새 이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농장의 축사 지붕에 야생조류의 분변이 다수 발견돼 AI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검역본부는 이에 따라, 발생원인과 유입경로를 추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민관합동조사팀을 구성해 발생농장과 동림 저수지 등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폐사체와 분변(852점)에 대한 확인검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순천만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H5N6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정보와 제주도 하도리 검출 H5N6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역학조사위원회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최종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