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디지털 기술을 많이 활용하는 직업일수록 임금이 높고,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도 작다는 연구 결과가 4일 나왔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메트로폴리탄 폴리시 프로그램은 미국 전체 노동력의 90%를 차지하는 545개 직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수준을 측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디지털화란 워드·액셀 등 기본 컴퓨터 프로그램부터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최신 정보기술까지 각종 디지털 수단을 업무에 활용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은 직업정보 네트워크인 '오넷'을 이용해 2002년과 지난해 미국 노동시장의 디지털화 수준을 분석했다.
프로그램은 545개 직종에 요구되는 디지털 기술 수준에 따라 0점(디지털 기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서 100점(디지털 기술만 필요한 경우) 사이로 점수를 매겼다.
또 직업들을 점수에 따라 상(60점 이상)·중(34∼59점)·하(33점 이하)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런 분류에 따라 상 그룹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자(94점)와 컴퓨터 시스템 분석가((79점), 재무관리자(61점)가, 중 그룹에는 변호사(58점), 자동차 기술자(55점), 정규직 간호사(55점), 일반 사무직(55점)이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낮은 수준의 디지털 기술이 필요한 하 그룹에는 보안요원(31점), 식당 요리사(18점), 건설 노동자(17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프로그램은 연구 결과 미국 전체 산업의 평균 디지털화 점수가 2002년 29점에서 2016년 46점으로 크게 올랐다며 직종이나 업종에 따라 정도와 속도가 달라지긴 하지만 모든 산업에 걸쳐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특히 높은 디지털 기술이 요구되는 상 그룹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4.8%에서 23%로 대폭 증가했다. 중 그룹 비율도 39.5%에서 47.5%로 늘었다.
반면 하 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55.7%에서 29.5%로 크게 줄었다.
디지털화 수준에 따라 임금도 크게 차이가 났다.
상 그룹에 포함된 직업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7만2천896달러(약 8천만 원)로 가장 높았고, 중 그룹 근로자는 연평균 4만8천274달러(5천25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 그룹의 연봉은 가장 적은 3만393달러(3천300만 원)였다.
2010년 이후 연평균 임금상승률도 상 그룹은 0.8%로 가장 높았지만 중은 0.3%에 그쳤다. 심지어 하 그룹은 매년 임금이 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노컷뉴스/자료사진)
이는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잘 습득하고, 업무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임금이 2배 넘게 차이 날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프로그램은 전했다.
또 디지털 기술 수준이 높은 직종일수록 자동화에 따른 대체 위협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 그룹에 속한 직업 중 60%가 로봇에 의한 자동화에 취약했지만 상 그룹은 30%만이 자동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은 성별로는 여성(48점)이 남성(45점)보다 디지털화 수준이 높았고, 인종별로는 아시안과 백인이 상 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히스패닉의 비율이 상당히 낮았다고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궁극적으로 모든 직업에서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게 됐다"며 "디지털 기술은 미국 노동자들이 경제적 성공을 거두기 위한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