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메시지 앱 '메신저 키즈(Messenger Kids)'를 출시했다.
미국 iOS에서만 시범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메신저 키즈'는 부모가 승인한 대화 상대에 한해서만 문자나 메시지, 영상 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키즈 전용 메시지 앱이다.
어린이가 성적 위협이나 폭력적인 콘텐츠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부모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자녀의 대화 상대를 언제 어디서나 지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대화 내용은 들여다 볼 수 없다.
페이스북은 블로그를 통해 "특별히 제작된 안전필터는 아이들이 과도한 신체 노출이나 성적 내용, 폭력적인 콘텐츠에 노출되거나 공유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며 "메신저 키즈를 이용하면 할머니와 대화할 때 귀여운 증강현실 마스크나 스티커를 사용해 어색함을 줄이면서 재미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또 "어린이들이 가족과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앱 개발 과정에서 아동발달 및 온라인 안전 전문가, 학부모 교사 협의회, 수천명의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이같은 어린이 전용 메신저 앱 출시는 10대 청소년층 사이에서 스냅챗의 인기에 크게 밀리며 지속가능한 이용자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냅챗(Snap Chat)은 서로 나눈 대화 내용이나 사진, 동영상 등이 상대방이 읽은 뒤 10초 안에 사라지는 '휘발성 SNS'로 민감한 이야기 까지 공유할 수 있고, 가상 마스크와 같은 독특한 필터로 재밌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어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냅챗은 평균 하루 18번 이상 접속하고 25억개의 메시지와 이미지가 앱을 통해 전송되고 있다. 카메라 선글라스 '스펙터클'을 출시하고 '스냅 드론'을 개발하는 등 페이스북처럼 플랫폼 서비스에 국한시키지 않고, 스냅챗 중심 이용자인 적극적 신기술 소비세대를 주축으로 이용자간 격렬한 시각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으로서는 이같은 변화무쌍한 스냅챗이 경계 대상 1호다. 인스타그램을 앞세워 노골적인 미투(me too) 전략으로 스냅챗 고사작전도 펼치고 있지만 플랫폼 성향 자체가 달라 쉽지 않다.
2013년 3300만명이던 스냅챗 이용자수는 2016년 기준 3억명까지 늘어났으며 모바일 광고 매출은 2015년대비 500% 증가한 4억450만달러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의 적극적인 10대 끌어안기 전략은 부모들의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키즈'는 광고와 폭력성이 없는 아동 전용 콘텐츠를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이같은 전략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도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매달 (대부분이 성인인)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메신저의 미래를 더 어린 사람들에게 맞추고 있다"면서 "메신저 키즈는 13세 이하 어린이들을 이 거대한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최초의 주요한 진출"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가진 파급력이나 거친 콘텐츠의 성향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를 입거나 인터넷 중독에 빠질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커 페이스북의 '메신저 키즈'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