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미 시위 계속…금요예배후 예의주시
- 팔레스타인 주민 "트럼프, 미친 사람"
- 국제법상 이스라엘 '불법점령' 상태
- 트럼프 의도? 국내정치용·유대계 자본
- '카오스' 중동, 단체행동 어려울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태윤 씨 (베들레헴 거주),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였습니다. 미국 시각으로 6일 백악관에서 이렇게 선언을 한 겁니다.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이죠. 이 선언이 나온 뒤에 중동지역에는 그야말로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예루살렘이 행정수도가 맞죠. 하지만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예루살렘은 빼앗긴 땅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도 팔레스타인이 우리 땅 돌려달라 하면서 이스라엘과 끝없는 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라는 것. 온 세계가 잘 아는 사실인데 이 애매한 땅 예루살렘을, 국제사회 누구도 공식적으로 이스라엘 것이다라고 말하지 못해온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인정해버린 거죠.
이미 화약고인 중동을 트럼프가 굳이 또 건드린 이유가 뭘까요? 미국 대통령인데 아무런 정치적인 계산 없이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짚어보죠. 먼저 예루살렘 바로 인접지역입니다. 베들레헴에 거주 중인 교민 한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강태윤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강 선생님, 안녕하세요.
◆ 강태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베들레헴이면 이슬람인들이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자치령 안에 사시는 거예요?
◆ 강태윤> 네, 분리장벽을 사이로 두고 한쪽은 베들레헴이고 한쪽은 예루살렘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누구보다 생생하게 지금 분위기를 알고 계시는 분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이후에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강태윤> 굉장히 안 좋은 상태죠.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큰 재앙이라는 것이죠. 앞으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독립국가가 돼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에 반대시위가 일어나고. 제가 살고 있는 베들레헴도 어제 저녁에 시위를 했었어요.
◇ 김현정> 지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 지역의 지옥문을 여는 결정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하마스나 이런 무장단체 중심으로 한 분위기는 어떻게 감지가 되십니까?
◆ 강태윤> 가자지구의 중심세력은 강경 하마스예요. 제3차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민중봉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또 투쟁을 독려를 하는 입장이에요. 반면에 서안지구를 관할하는 파타 정부의 압바스 수반은 투쟁보다는 정치적이나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어요. 문제는 금요일, 대부분의 시위가 금요일날 (무슬림들의) 기도가 끝나고 시작을 하거든요. 그래서 시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보고 있어요.
◇ 김현정> 금요일이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 될 거다. 지금 거기 사시는 분들 일반적인 보통 주민들은 막 당장 위험이 느껴지고 이 정도 수준까지는 아닌 거죠?
(사진=백악관 영상 캡쳐)
◆ 강태윤> 그 정도는 아니에요. 걱정하는 이야기들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주변국들, 그러니까 이집트, 이란, 터키 등 미국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던 이슬람 국가들도 이번에는 전부 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더라고요. 그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강태윤> 예루살렘 문제가 12억 이슬람인들 공통의 문제기 때문에 아랍 연맹들을 중심으로 해서 지금 굉장히 반대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크고 작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충돌은 그동안에도 계속 있어 오기는 했습니다마는 그때와 분명히 다른 상황인 것만은 확실합니까?
◆ 강태윤> 맞습니다. 오래전부터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다고 이야기는 했었어요. 결정을 해 놓고도 실행을 못했던 것인데 팔레스타인 친구들 이야기는 트럼프 대통령은 '크레이지'한 사람이다. 장사하는 사람의 사고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좀 무리수가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이야기들을 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팔레스타인 쪽의 분위기. 아직까지는 주민들이 불안하거나 이럴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종전과 다른 커다란 문제가 던져진 것만은 분명하다는 말씀. 안전 조심하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강태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팔레스타인 지역의 베들레헴에 살고 계신 교민이세요. 강태윤 씨를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미국의 대통령입니다. 단순히 이런 행동을 섣불리 했을 리는 없습니다. 분명히 어떤 행간이 깔려 있을 겁니다. 읽어보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아프리카과 서정민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서정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제법상으로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서정민> 국제법상으로는 전쟁으로 획득한 영토를 인정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주권국가 체제를 출범한 이후에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전쟁이나 폭력으로 획득한 영토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도록 지금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경우 예루살렘의 동쪽은 1967년 점령으로 획득한 지역입니다. 따라서 이 지역을 자국의 수도로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제법상 분명히 불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UN안보리도 1977년에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언을 했을 때 1980년 UN 안보리가 개최가 돼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 김현정> 인정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지금 또 이스라엘이 다스리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결국 국제적으로는 어느 누구의 땅도 아닌 그런 애매한 땅이 된 거예요?
◆ 서정민> 그런데 엄밀히 말씀드리면 어느 누구의 땅이 아니고 동쪽지역은 팔레스타인의 땅이죠. 이걸 이스라엘이 불법점령한 것이고요. UN안보리 결의안이 예루살렘의 수도 주장 이것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마는. 1967년, 1973년 여러 차례, UN총회 결의안이 아니라 UN 안보리 결의안입니다. 구속력을 가진 UN안보리 결의안으로 이스라엘에게 점령지에서 철수하라는 결의안이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상태군요, 국제적으로.
◆ 서정민> 이행하는 게 문제지 이게 뭐 국제법상 이스라엘이 가질 수 있는 영토는 절대로 아닌 거죠.
예루살렘 전경.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김현정> 그런데 미국의 대통령이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다, 이렇게 인정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요?
◆ 서정민> 이 때문에 국제사회가 경악을 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물론 아랍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 모든 기구가 이구동성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고 또 미국 내에서도 굉장히 반대 여론이 큰데 그런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을 한 것은 두 가지 정도로 크게 나눠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국내 정치용이죠.
◇ 김현정> 미국 국내 정치용?
◆ 서정민> 그렇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로 검찰수사에 상당히 압박을 받고 있고 국면 전환용으로 외부의 큰 사건을 터뜨린 것으로 볼 수 있고요. 또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자신의 지지층인 유대인들 그리고 복음주의 보수파 기독교인들을 끌어안는 목적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호감이 많이 작용한 결정이다라고 보고 있는데요. 직업이 부동산 재벌 아닙니까? 부동산 재벌은 금융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미국의 금융은 상당 부분 유대 자본이 움직이고 있고 이 때문에 큰 사위 제러드 쿠슈너도 유대인으로 받아들였고요. 그리고 트럼프의 중동 관련 정책을 움직이는 3명의 인물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사위이고요. 그다음에 중동 문제 특사격인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국제협상특별대표가 있고요. 마지막으로 주이스라엘 대사 데이비드 프리드먼입니다. 이 세 사람 모두가 유대인이고요. 특히 제러드 쿠슈너 맏사위는 올해 6월부터 중동과 이스라엘을 상당히 자주 오갑니다.
그래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하루아침에 급작스럽게 나온 결정은 절대 아니고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해서 나온 거고요. 그 상황이 가장 좋은 여건이 마련됐다고 판단한 거거든요. 지금 중동의 정치 형국을 보시면 2011년 아랍의 봄이 일어난 이후 네 나라 정권이 무너지고 이 무너진 나라마다 정치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고. 예멘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사우디는 지금 자국의 왕위계승 때문에 왕자를 체포하는 이런 상황이 있고요. 이란도 핵문제 때문에 지금 국제사회, 미국의 핵협상 불인증으로 코너에 몰려 있고요. 터키의 경우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금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고. 그러니까 이번에 미국이 이 같은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인정을 하더라도, 대사관 이전을 하더라도 민심의 반발은 있고 또 중동 국가들의 립서비스 차원의 반대성명은 나오겠지만 중동국가들이 어쨌든 어떤 행동으로 외교적 조치로써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판단을 한 거죠.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제공)
◇ 김현정> 각국이 각각의 국내 이슈들, 풀어야 될 숙제들이 너무 크기 때문에, 시끄럽기 때문에 바깥에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 다 뭉칠 힘이 없다 이 말씀이시군요.
◆ 서정민> 네, 그렇죠.
◇ 김현정> 그 타이밍을 정확하게 트럼프가 보고 지금 예루살렘 선언한 것이다?
◆ 서정민>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원인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본인 개인의 신념부터 시작해서 국내 이목 돌리기용, 유대인들의 지지용. 여러 가지가 다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는 말씀이세요. 어쨌든 트럼프의 결정은 내려졌습니다. 그러면 이제 중동지역, 아랍권 국가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인데 지금 방금 전에 말씀은 하셨어요. 힘이 좀 없다, 뭉치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장단체 하마스 같은 곳에서는 가만 있지 않겠다. 지옥의 문 열렸다. 이렇게 선전포고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내다보십니까?
◆ 서정민> 두 가지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동 정치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가 대부분 정권이 국민의 표를 받고 선출된 정권이 아닙니다.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서 하더라도 상당히 왜곡된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정권들입니다. 국민의 뜻을 반하는 정치나 외교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라는 거죠. 그래서 중동 정치의 특징 중의 하나가 정부와 국민 간의 괴리감이 굉장히 크다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국민들은 지금 굉장히 이번 미국의 결정에 대해서 반대하고 또 반정부세력, 무장단체들은 상당히 투쟁을 선언하고 있고.
◇ 김현정> 부글부글하는데.
◆ 서정민> 이라크의 한 무장단체가 미군을 공격할 시점이 됐다고 언급을 했고요. 하마스도 오늘 금요일 합동예배를 기준으로 해서 분노의 날을 선언하고 실제적으로 제3의 민중봉기, 인티파다를 선언한 상황이고요. 그러니까 중동의 과격단체들은 이제 확실한 명분을 갖고 미국을 지지하는 서방세력들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하는 반면에 정부들은 어쨌든 내일 아랍연맹 22개 아랍국가연맹의 회의가 열리고 조만간 57개 이슬람국가의 이슬람협력기구회의가 열리겠지만 여기서 뭐 성명 나오는 것으로 더 이상의 행동 자체는 없다라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성은실 님, 4033님 외에 많은 분들은 이런 질문 주세요.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무기를 또 팔고 싶어서 그쪽에다가 분쟁을 크게 일으키려는 속셈은 아니냐. 이런 것들이 궁금하신가 봐요.
◆ 서정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그동안 70년 동안 거의 해결이 안 된 가장 기저에 깔린 이유 중의 하나가 미국이 중동의 디폴트 긴장으로 유지해 놓은 거다 이런 주장이 있어요. 그러니까 중동을 불안정하게 해서 어쨌든 미국의 군수산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그 주장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란과 사우디의 갈등을 계속해서 미국이 촉발을 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핵 협상을 불인증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5월달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그 방문기간에 체결된 무기계약이 124조 원입니다. 이런 식으로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켜서 중동 각국이 자국의 안보와 안위를 위해서 더 많은 무기를 구매하게 하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고요. 이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미국 우선주의, 미국의 군수산업을 살리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죠.
◇ 김현정> 우리 청취자들의 의혹도 아주 무리한 의혹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오늘 설명 듣겠습니다. 서정민 교수님, 고맙습니다.
◆ 서정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외대 서정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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