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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망한 신생아들이 쓴 수액키트, 지난해 '이물질' 발견됐었다

사건/사고

    [단독] 사망한 신생아들이 쓴 수액키트, 지난해 '이물질' 발견됐었다

    피해아기들 감염 확인된 상태, 수액키트 자체부터 오염됐을 가능성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사진=황진환 기자)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의 원인으로 병원 내 세균 감염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가운데 이 병원에서 사용한 수액키트의 제품 내부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보건당국에 적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 기구에서 종잇조각 나와…"감염 위험성"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A 의료기기업체가 만든 수액키트 내 투관침에서 외부 포장재와 동일한 성분의 종잇조각이 발견됐다. 투관침이란 수액이 든 비닐주머니와 환자의 신체로 연결된 관 사이의 막을 뚫는 기구다. 수액 투여 중에도 비닐주머니 안쪽에 위치한다.

    식약처는 제조 과정에서 종잇조각이 투관침 내부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투관침에 날파리로 보이는 이물질이 들어 있다"던 최초 신고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식약처는 이물질에 오염된 투관침과 해당 수액키트로 수액을 투여받은 환자는 외부 감염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A 업체에 위생관리감독과 관련 직원교육을 강화하라고 했다.

    서울 이대목동병원이 현재까지 사용 중인 수액키트의 제조사에 대해 지난해 9월 신고가 접수된 내용. 최초 신고에는 날파리로 보이는 이물질이 혼입됐다고 신고가 들어왔다. 해당 수액키트는 16일 사망한 4명의 신생아들에게도 사용됐다. (사진=인재근 의원실 제공)

     

    문제는 A 업체의 수액키트가 최근까지 이대 목동병원이 영아들에게 사용됐다는 점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 수액키트를 "병원 내 전 병실에서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의 혈액에서 발견된 시트로박터균은 병원 내 같은 오염원에서 나온 것이다. 감염 원인 물질이 밝혀진 단계는 아니지만, 사건 정황과 국내외 사고 사례를 봤을 때 수액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대한감염학회 신종감염병 특임이사)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4명의 아이들이 거의 동시에 나빠진 점을 보면 세균이 아주 침습적인 형태로 패혈증을 일으켰기 때문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물질이 들어갈 정도의 허술한 공정과정이라면 세균도 충분히 침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물질 전력이 있는 A 업체의 수액이 실제 사용 당시에도 오염된 상태에서 아기들에게 투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 '벌레수액' 이후 업체 바꿨지만 이물질 문제 여전

    수액 주머니에서 발견된 날벌레. (사진=보호자 제공)

     

    이대 목동병원이 A 업체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지난 9월 이른바 '벌레수액' 사건 이후다. 5개월 된 영아에게 16시간 가량 투여된 수액 비닐주머니에서 '날벌레'가 발견되자 병원은 당시 사용하던 수액키트를 A 업체의 제품으로 바꿨다.

    (관련 기사 : CBS노컷뉴스 17.09.19 [단독] 이대목동병원 5개월 영아에 '벌레 링거' 주입…식약처 조사)

    병원 측은 사고 이후 교체한 수액키트 제품에서도 이물질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아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생아중환자실을 포함해 병원 전체에 A 업체의 제품을 사용한 배경이다.

    병원 관계자는 "벌레수액 사건 당시 문제의 심각성 인지하고 업체를 두번이나 바꿨다"라며 "수액키트 제조업계에서 이물질 문제가 빈발해 모든 사항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벌레수액' 논란 이후 식약처는 이달 초까지 주사기 또는 수액세트 제조‧수입업체를 대상으로 품질관리 실태를 특별 점검하고 이물질 혼입을 방지하도록 제도 개선안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과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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