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ㆍ취업청탁 혐의’ 를 받고 있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랑구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참예원의료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취업 청탁 말고도 자신의 선거운동원을 통해 수억원대 그림 강매를 시도한 의혹이 제기됐다.
김옥희(51) 전 참예원의료재단 이사장은 19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 구청장이 있는 그림전시회장에서 신 구청장의 선거운동원 A씨가 하나에 1억원 정도 하는 그림 5점을 사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의 증언에 따르면 그림 구매 요구는 2013년 1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에서 이뤄졌다.
이날 신 구청장의 선거운동원 A씨가 "중요한 일이 있으니 빨리 오라"고 전화해 스타타워에 갔더니 느닷없이 그림을 구매하라 요구했다는 것이다.
김 전 이사장은 "A씨가 빨리 오라고 해서 그날 굉장히 바빴는데도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갔더니 갑자기 그림을 보라고 했다"며 "그러더니 한 점에 1억원 정도 하는 그림인데 '5개 정도 병원에 걸어놨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그림을 사라고 하고 얼마 안 있어서 금방 신 구청장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며 "내가 '아니 이렇게 바쁘신 분이 여기를 왜왔냐'고 묻자 신 구청장은 '그냥 들렀다'면서 같이 앉아서 떡을 먹으며 30분을 계시다 갔다"고 말했다.
‘횡령ㆍ취업청탁 혐의’ 를 받고 있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랑구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김 전 이사장은 신 구청장이 자리를 뜬 뒤 A씨에게 "그림을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은 "그러자 A씨는 '강남구청장이 머리도 식힐 겸 이렇게 그림 좀 보고 마음 좀 쉬라고 부른거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림을 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시각적으로, 디자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면 절대 안산다"며 "그림이 너무 우울해 마음에 안 들어서 식사하고 가라는데도 안산다 그러고 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구청장 측은 "선거운동원이라는 사람이 그림을 판다는게 말이 되냐. 그런 사람 알지도 못한다"며 "그림 강매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전 이사장은 "신 구청장이 지난 2012년 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측근들의 취업을 청탁했다"며 "재선 이후에는 이력서까지 직접 건넸다"고 폭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신 구청장의 횡령·배임 혐의는 물론, 가족과 측근들의 취업 청탁(직권남용·강요),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