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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잘못인데…" 아이폰 배터리 물량부족에 고객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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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잘못인데…" 아이폰 배터리 물량부족에 고객들 분통

    AS센터·기종마다 재고 달라…"기다리는 것도 방법" 세계적 집단 소송에 추후 대책 가능성

    (사진=자료사진)

     

    구형 아이폰배터리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린 애플이 공식 사과하면서 국내에서도 2일부터 배터리 교체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사전 공지는커녕 구체적인 일정이나 교체 장소도 내놓지 않았다. 애플 AS 센터를 가더라도 센터마다 재고 상황도 다르다.

    배터리 물량조차 확보하지 않고 교체 작업을 시작해 일부 고객은 헛걸음치기도 했다. 내 돈 주고 바꾸려 시간내서 갔지만 못 바꾸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서라도 바꾸는 게 좋을까, 아니면 다른 휴대전화로 아예 교체하는 게 좋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기종은 당장 재고도 부족한 실정이니, 애플이 추후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일단 기다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재고 없거나 일부선 1시간 넘게 대기…"애플 잘못인데 내 돈 쓰고 시간 낭비"

    애플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배터리 교체 비용을 할인해주겠다는 대책과 함께 국내 소비자에게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AS는 애플코리아가 직접 담당하지 않기에 소비자들은 AS센터마다 제각각의 서비스를 경험해야만 한다.

    3일 정오 무렵 강남의 한 애플 AS센터에는 10여 명의 고객들이 대기 중이었다. 대부분 아이폰 배터리 교체를 위해서다. 1시간 정도 기다린 뒤에야 새 배터리를 끼운 제품을 받아갈 수 있었다.

    배터리 교체 대상은 보증기간 1년이 지난 아이폰6 이상 제품이다. 6, 6+, 6s, 6s+, 7, 7+, SE가 해당된다. 배터리 상태 진단 결과와 관계없이 교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교체해줄 배터리가 충분치 않다. 재고 여부는 기종에 따라, 센터에 따라 모두 다르다.

    강남의 한 애플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배터리 물량이 상당히 적게 입고 됐다"면서 "아이폰6 사용자는 다음 주는 돼야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약을 해도 '언제' 교체할 수 있을지는 서비스센터도 알 수 없다. 직원은 "가까운 센터에 전화를 걸어 본인의 기종을 말하고, 확인한 뒤에 오는 것이 헛걸음치지 않을 것"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전날 해당 센터에 입고된 아이폰 배터리는 아이폰6와 아이폰6S용으로 각각 10개 미만이다. 평소에는 하루 6~70여 개의 배터리가 입고됐지만, 배터리 교체수요가 몰리면서 입고된 배터리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아이폰6 사용자 강수연(32) 씨는 "어제 고객센터에 전화해 30분 넘게 기다렸지만, 상담사 연결이 안 됐다"면서 "점심시간에 짬 내서 회사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서비스센터로 왔지만 재고가 없대서 예약만 했다"며 매장을 나섰다. 박훈상(35) 씨도 "제조사가 잘못해놓고 소비자 돈으로 바꾸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애플이 고의로 성능을 떨어뜨린 구형 아이폰이더라도 다 되는 건 아니다. 아이폰 5S 이전 기종은 배터리 교체 비용 할인이 안 된다.

    액정이 파손됐다면 수리가 거부될 수도 있다. 또 사설업체에서 액정을 수리한 적이 있는 경우도 제한적이다. AS 센터 관계자는 "액정 수리 등 때문에 사설 업체에서 임의 분해했더라도 애플의 정품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면 교체 비용을 할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기다렸다 바꿔? 갈아타?…"재고 없다면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 추후 대책 가능성

    아이폰 배터리 교체에는 3만 4000원이 든다. 다만 기종마다 무상도 된다. 2015년 9월~10월 사이 만들어진 아이폰6s의 경우 애플 홈페이지에 있는 '일련번호 검사'를 거쳐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

    무상 교체 대상이 아닌 경우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유상 교체할 수 있다. 애플은 해당 제품에 대해서만 "예기치 않게 전원이 꺼질 수 있다"고 발표한 상태다.

    교체 기간은 올해 1년간이다. 12월 말까지 공식 서비스 센터에 가면 된다. 교체하지 않으면 지금 가끔 앱 구동 속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일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스크롤 하는 동안 프레임 속도가 느려지기도 한다. 또 백라이트가 희미해지거나 스피커 볼륨이 3데시벨가량 줄어들 수 있다. 카메라 UI에 카메라 플래시가 비활성화된 상태로 표시될 수 있다.

    국내에는 애플스토어가 아직 없는 것도 소비자 불편을 가중시킨다. 애플스토어는 제품 교육과 판매는 물론 개통과 AS까지 애플 제품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

    그러나 국내 유통되는 애플 제품의 AS 대행은 유베이스, 태화컴퓨터, 동부대우전자 등 다양한 업체들이 담당한다. 고객센터는 콜센터 아웃소싱 전문업체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가 대행한다.

    설령, AS 대행업체가 교체 비용으로 알려진 3만 4000원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더라도 소비자가 항변하긴 쉽지 않다.

    AS 대행업체에서 보상 기준을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격하게 적용하더라도 소비자가 이를 항의할 수 있는 고객센터는 AS 대행업체로 공을 미루기 일쑤다.

    AS 대행업체와 고객센터, 이들을 감독하는 애플코리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결과로 애플의 국내 AS가 고압적이고 불편하다는 점은 많은 애플 사용자들이 지적해온 고질적인 문제다.

    결국, 원칙 없는 애플의 배터리 교체는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에선 한국보다 앞선 지난해 연말부터 아이폰 배터리 교체가 시작됐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등에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이어지면서 애플 게이트로 번지는 모양새다.

    국내에선 24만여 명이 애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참여를 신청했다.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됐거나 소송인단 모집이 진행 중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이스라엘, 호주, 프랑스 등 5개국이다. 집단소송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팀 쿡 애플 CEO의 책임론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같은 아이폰 배터리 교체 파문에 관련 업계 전문가는 "AS 센터에 따라 재고 상황도 다른 만큼 약정도 남았다면 일단 기다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물량이 부족해 어차피 일부 기종은 당장 교체가 힘든데다, 전세계적인 집단 소송으로 번지는 만큼 애플이 추후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애플은 기존에는 소비자가 배터리 교체를 원하더라도, 배터리 테스트 결과가 교체 조건에 못 미치면 바꿔주지 않았다. 그러나 2일(현지시간) 29달러만 내면 애플이 아이폰의 배터리를 조건없이 바꿔주기로 했다. 까다로운 보상조건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애플이 자세를 낮췄다는 분석이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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