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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남구청 계약직공무원 시험문제 민간에 통째로 유출

사회 일반

    [단독]강남구청 계약직공무원 시험문제 민간에 통째로 유출

    이번엔 공무원 채용 비리?…면접시험 문답·응시자 신상정보 넘어가

    서울 강남구청에서 진행한 계약직공무원 채용 시험문제가 통째로 민간에 유출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드러났다.

    시험문제는 한글워드 파일 형태로 유출됐고, 이 파일에는 시험 문제 뿐만 아니라 응시자의 개인신상정보까지 담겼다.

    특히 유출된 시험문제가 발견 된 곳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제부와 측근들의 취업을 청탁한 것으로 드러난 참예원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노인요양병원으로, 강남구청 차원의 조직적인 공무원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다.

    ◇강남구청 계약직공무원 시험문제, 구청 여직원 친오빠 컴퓨터서 발견

    16일 강남구청과 참예원의료재단에 따르면 강남구청 민원여권과는 2013년 10월 시간제계약직공무원 신규채용을 진행했다.

    그런데 채용 시험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

    구청의 철저한 보안유지 하에 관리돼야 할 시험문제 파일이 엉뚱하게도 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 직원 이모씨 컴퓨터에서 발견된 것이다.

    강남구청 여직원의 친오빠 이모씨 컴퓨터에서 발견된 강남구청 계약직공무원 채용시험 1차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

     

    이 요양병원은 참예원의료재단이 강남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곳으로, 신 구청장은 재단 측에 자신의 제부와 측근들의 취업을 청탁한 혐의(직권남용·강요)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씨는 2013년 3월 강남구청의 추천으로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전모씨와 함께 입사해 2년 뒤인 2015년 3월 초 퇴사했다. 전씨는 신 구청장과 서울시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고, 이씨는 현직 강남구청 여직원의 친오빠다.

    행복요양병원 관계자는 "이씨가 퇴사한 지 2개월쯤 지나 이씨가 사용한 컴퓨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공무원 채용시험 관련 파일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컴퓨터에서는 '1차 서류전형 채점표' '1차 서류전형 총괄서식' '2차 면접시험 의결서' '2차 면접시험 채점표' '각서' '면접시험 질문지' 등 공무원 채용시험과 관련된 파일이 다수 발견됐다.

    유출된 파일에는 1차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과 개인신상정보, 2차 면접시험 질문지 등이 담겨 있었다.

    공통사항과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를 묻는 기본적인 질문 외에도 필기시험 형태의 변별력을 지닌 문항도 포함됐다.

    '신규 여권발급 신청 시 공통서류는?' '여권용 사진의 규격은?' '강남구청 민원여권과 야간근무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여권 발급 수수료는 얼마인가요?' '미국비자면제프로그램이란?' 등 질문과 이에 대한 답까지 기재돼 있었다.

    1차 서류전형 합격자 13명의 채점결과와 응시번호, 평가점수와 채용 우선순위, 이름과 생년월일 등 응시자의 신원도 나와 있다.

    이밖에도 채용 관련 각종 양식과 응시자의 2차 면접시험 채점표, 구체적인 경력사항 등이 기재돼 있었다. 1차 서류전형 합격자 13명 중 5명이 실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모씨 컴퓨터에서 발견된 강남구청 계약직공무원 채용시험 관련 파일 리스트. 파일 생성날짜가 2차 면접시험일인 2013년 10월 17일보다 앞서 있다.

     

    ◇면접 시험 수일 전에 파일 생성돼…사전 유출 의혹

    문제는 시험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는지 여부다. 2차 면접시험이 진행된 날짜는 2013년 10월 17일 오후 2시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은 "병원이 당시 개원 준비과정에 있었는데 병원 행정직원이 인력채용에 참고할 자료 협조 요청이 있었다"며 "구립병원의 성공적 개원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2월 17일 병원 행정직원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시험문제의 사전유출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씨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파일들은 생성일(수정한 날짜)이 2차 면점시험 날짜보다 수일 앞서 있었다.

    '1차 서류전형 채점표'와 '1차 서류전형 총괄 서식' 파일은 2차 면접시험보다 6일 전인 2013년 10월 11일에 생성됐고, '2차 면접시험 의결서' '2차 면접시험 채점표' '면접시험 질문지' 등 파일은 면접시험 하루 전인 10월 16일에 생성됐다.

    {IMG:4}행복요양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씨는 채용과 일체 관계가 없는 병원 대외협력실에서 근무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주장대로 이메일이 2014년 2월 17일에 보내졌다면 이씨의 컴퓨터에는 '수정한 날짜'가 '2014년 2월 17일'로 나와야 한다.

    감사원은 지난 2016년 11월 병원 측에서 국민신문고에 접수한 감사요청에 따라 이 사건을 조사했는데,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사전유출은 없었다"는 구청 측 주장만 받아들여 한달 만에 자체 종결 처리해 부실감사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씨의 컴퓨터에 기록된 파일 생성일이 2차 면접시험보다 수일 앞서있는 점 등 공무원 시험문제 사전 유출 의혹은 향후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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