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로렌의 미 국가대표팀 공식 단복 '발열 파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미국 국가대표팀이 첨단 소재와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첨단 '발열 파카'를 입는다.
미 대표팀(TEAM USA) 공식 유니폼을 제작하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이 23일(현지시간) 개·폐회식에서 입을 선수단복을 공개했다. 미국은 전통적인 빨간색, 흰색, 파란색이 어우러진 다운 파카와 스웨터, 스웨이드 가죽 장갑, 등산용 스웨이드 가죽 부츠, 청바지를 입는다. 폐회식에는 순수한 열정을 상징하는 흰색 점퍼를 입는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원 일대의 올 겨울 평균기온은 영하 10도 안팎으로 체감온도는 15를 훌쩍 넘는다. 랄프 로렌은 추위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니폼에 새로운 방한 기술을 적용했다.
파카에 내장된 배터리와 연결된 버튼을 누르면 착용자의 등과 닿는 안감에 은색 성조기 그림을 통해 열기가 전해진다. 휴대전화 앱과 연결하면 3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배터리를 얇은 전선이나 코일로 연결하는 방식이 아닌 전도성이 뛰어난 탄소섬유와 실버 잉크 소재를 사용해 세탁이나 관리면에서 효율적인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는 완전 충전시 최대 11시간까지 지속된다. 겉감은 눈과 비에 강한 방수 소재가 사용됐고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랄프 로렌의 수석 혁신 책임자이자 창업자의 둘째 아들인 데이비드 로렌은 "우리는 미국의 상징을 결합하고 1800년대와 1900년대 미국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오늘날 21세기 첨단 기술의 경계를 담아내려 했다"고 밝혔다. 전도성 실버 잉크로 인쇄한 성조기는 미국이 우리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랄프 로렌은 수년 간 태양열 백팩, 활동 추적 시스템이 내장된 티셔츠, 전도성 소재로 만들어진 단추 등을 실험하는 등 의류에 첨단 웨어러블 기술을 접목시키는데 노력을 지속해왔다. 2014년 US 오픈에 '스마트 셔츠', 2016년 리우 올림픽에는 마이크 팰프스를 위한 전자 발광 패널로 재킷을 제작하기도 했다.
'옴니 히트'로 유명한 등산 및 아웃도어 브랜드 컬럼비아도 방한 재킷, 신발, 장갑 등에 전도성 실버 잉크와 탄소 소재, 배터리를 내장해 보온 기능을 한층 강화한 '옴니 - 히트 일렉트릭(Omni-Heat Electric)' 기술을 수년 전부터 적용해왔다.
한편 우리나라 대표팀의 공식 선수단복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국내 기업 영원아웃도어가 맡았다.
노스페이스 평창 동계올림픽 '팀코리아' 유니폼 롱패딩
'백의 민족'을 상징하는 흰색을 바탕으로 '팀 코리아(Team Korea)' 그래피티가 적용된 덕다운 롱패딩으로 노스페이스 최상위 시리즈 기반이어서 방한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시켜 '평창 K-ICT 올림픽'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산업계의 홍보가 미 대표팀의 '발열 파카' 유니폼의 화제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5G 네트워크, 가상현실(VR) 기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초고화질방송 UHD 기술을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 정보통신기술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추위를 극복할 수 있는 스마트 의류가 이미 개발된 바 있다. 고기능성 섬유에 디지털 센서가 삽입되고 콘트롤러나 휴대전화 앱을 이용해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배터리 대신 발열판이 적용돼 훨씬 효율적이다. 의류 내외부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결합되어 자동으로 최적화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한 기술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디자이너들은 첨단 기술 장치를 의류에 접목시키는데 난색을 표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모험정신과 실용주의가 강한 미국에서는 구글과 리바이스가 협력해 스마트 재킷을 내놓거나 나이키의 스마트 혁신 제품 등 섬유소재뿐만 아니라 제품 성능의 기술화에도 적극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