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문 대통령, 대북 특사 파견…북미대화 초읽기?

대통령실

    문 대통령, 대북 특사 파견…북미대화 초읽기?

    임종석·서훈 물망, 북에 제안한 비핵화 대화 조건 논의할 듯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북미간 비핵화 논의를 위한 본격적인 남북대화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1일 밤 늦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김여정 특사의 답방 형식으로 대북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文, 트럼프에 "김여정 답방형식 대북특사 파견"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참석했던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면서 대북 특사 파견 의사를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평창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설명하며 북미대화를 강하게 촉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대북 특사 파견 방침을 공개한 것은 북으로 돌아간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우리 측의 의사를 전달했고, 그에 대한 답변이 직간접적으로 확인됐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미·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를 직접 관리하는 김 부위원장 선에서도 바로 응답하기 어려운 수준의 제안을 문 대통령이 했고, 김 부위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김정은 위원장이 긍정적 신호를 내비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부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대화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것도 북미간 비핵화 대화를 위한 북측의 조건이 제시됐고,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역제안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등 '2단계 핵동결' 초기 조치에 돌입하면,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 '행동 대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단계적 접근 제안에 북측도 일정 부분 수용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추정도 가능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만큼, 답방 형식의 대북 특사 파견에 북측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특사 파견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

    특히 북핵 문제는 북미간 논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던 북한이 핵문제와 대미외교 담당자인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을 평창에 파견하는 등 기존 노선에 변화를 준 점도 주목된다.

    북미간 대화를 위해 남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은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에 응할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향후 북미대화 성사와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대북 특사 누가될까? 임종석·서훈·조명균 물망

    대북특사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은 과거 행정 관료형 실장이 아니라 정무적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어 대통령의 의사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지난달 10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을 접견했을 때 배석했다. 또 다음날 북한 대표단을 서울 반얀트리 호텔로 초청해 문 대통령 대신 환송 만찬을 주최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6월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김대중 대통령의 '복심'인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들을 만났고,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는 김만복 국정원장이 대북 특사로 막후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측이 공개적으로 특사를 보냈고, 문 대통령 역시 대북 특사 파견을 천명하는 등 과거처럼 비밀리에 남북대화가 추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임 실장의 특사 파견에 힘을 싣는다.

    이와 함께 1,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활약했던 서훈 국정원장도 특사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서 원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북한과 공식·비공식적으로 여러차례 접촉한 대북 베테랑이다.

    지난 1월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단장을 맡았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주목된다.

    조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한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마중과 배웅을 맡았고, 1, 2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실무에 관여했다.

    다만 조 장관은 향후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릴 경우 이를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어 실무형 대북 특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과거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 깊숙히 개입했고,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났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특사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