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외부자들' 방송 화면 갈무리)
미학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최근 '미투' 운동과 '정치공작' 음모론을 결부시켜 물의를 빚은 방송인 김어준 씨와 그를 옹호한 정치인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6일 방송된 채널A 시사 예능 프로그램 '외부자들'에서 김 씨의 '미투 공작' 발언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김 씨는)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미투 운동이라는 게 문재인 정부와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뭐라 했냐면, '보수주의자들이 피해자를 찾아서 진보 인사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아니라 '그럴 것'이라고 예언을 했다. 예언의 은사를 가지신 분이라서, 신도들도 굉장히 신앙심이 깊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비판했다가는…"이라며 "이 (김 씨)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피해자 인권 문제에 여야나 진보 보수가 무슨 문제가 있느냐.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다. 사과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부연했다.
김 씨의 '미투 공작' 발언 이후 논란이 일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시사에 대한 약간의 상식과 고2 국어 수준의 독해력이 필요한 문장", 같은 당 정청래 전 의원은 "난독증도 이런 난독증이 없네"라는 식으로 비판을 난독으로 폄하하며 김 씨를 옹호해 논란을 키웠다.
이와 관련해 진 교수는 "정청래 전 의원, 반드시 이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 같다"며 "손혜원 의원은 의원직 사퇴해야 한다. 특히 여성이잖나. 잘못된 발언이다. 사과해야 한다. 변명하지 말고"라고 꼬집었다.
"한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 그 여성에게 '나를 성추행한 그놈이 지난 대선에서 누구를 찍었는가'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 그런데 그(진영 논리에 치우친 '미투 공작') 얘기를 왜하나."
그는 "그런 얘기하는 인물이 대한민국에서 딱 두 사람 있다"며 비판 논리를 다져갔다.
"하나는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다. (그는) '원래 미투 운동이라는 게 우리 보수 진영 공격하려고 시도했다가 지금 부메랑을 맞고 있다', 이렇게 발설했다. 똑같은 (논리를 빌려온) 사람이 '지금 미투 운동이라는 것이 혹시 보수주의자들이 우리를 공격하는 데 쓰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그런 얘기할 때인가."
진 교수는 "예를 들어 과거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그런 일을 벌였을 때 우리가 뭐라고 했나?"라며 "'그것은 당과는 관계 없는 그 사람들 개인의 문제야', 이렇게 비난했나? 아니잖나. '성누리당'이라고 했잖나. '성나라당'이라고 비난했잖나"라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진보 진영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면 그 사람만 비난받는 게 아니라, 진영 전체가 욕먹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욕을 먹어야지만 진보 진영 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그는 특히 "진보냐 보수냐를 넘어 '혹시 이게 진보에 유리할 것이냐' '보수에 유리할 것인가 불리할 것인가'를 따지는 자체가 피해 받은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자 2차 가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