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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9출시에도 통신시장 '잠잠', 이유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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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S9출시에도 통신시장 '잠잠', 이유 살펴보니

    방통위 제재·5G 투자 등 보조금마저 '시들'…약정없는 자급제+알뜰폰 '고개'

    사진=자료사진.

     

    삼성전자의 갤럭시S9 출시에도 이동통신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예약 판매까지 진행했지만 판매 실적은 전작을 크게 밑돈다. 보조금 경쟁도 예전 같지 않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S9 자급제 모델이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형 프리미엄폰 최초로 갤럭시S9을 자급제용으로 판매하면서 다양한 요금제 결합과 기기변경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사실상 프리미엄폰 수급 문제를 해결한 알뜰폰업계도 파격적인 요금제로 자급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갤S9 출시에도 웅크린 이통시장…정부 요금인하 압박·5G 투자 비용 줄이기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갤럭시S9 개통 뒤 사흘간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6만 4238건으로 전작 갤럭시S8(8만 8052건)의 73%에 불과했다.

    공식 출시된 지난 16일 역시 국내 번호 이동 시장은 1만 1546명으로 평소 수준에 불과했다. 17일 역시 일일 번호이동 건수가 1만 5541명으로, 시장 과열 기준인 2만 4000건을 한참 밑돌았다.

    특히 삼성전자 프리미엄폰 출시 때마다 반복되던 보조금 '대란'조차 자취를 감췄다. 갤럭시S9 개통 전후로 풀린 보조금은 최대 40만원대다. 보조금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전작인 갤럭시S8 출시 당시 70만원대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현격히 줄어든 셈이다.

    이른바 '성지 순례 후기와 좌표'(보조금 주는 매장 위치) 등을 주고받던 뽐뿌 등 IT 기기 커뮤니티에서도 "최대 20~4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긴 힘들었다. 기다렸다 노트9 나오면 사겠다"는 등의 글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보조금 제재 여파에다 25% 요금할인, 갤럭시S9의 제품 경쟁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소모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는 더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이통3사의 전략 변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SK텔레콤이 보조금 경쟁에서 발을 빼면서 경쟁사들도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눈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기적인 실적에 치중하기보다는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 5G 주파수 경매와 설비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집행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5% 요금할인에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강행 방침 등에 따라 매출 감소 우려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 가족결합 등 혜택 유지 '자급제폰' 훈풍, 알뜰폰 '파격 공세' 알뜰족 '겨냥'

    이런 가운데 갤럭시S9 자급제 모델이 홀로 선전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공식 출시 이전까지 일주일간 갤럭시S9 자급제폰 개통 합산 수치는 9만대 안팎이다. 아직 개통되지 않은 단말기 판매량을 더하면 10만대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통3사와 달리 오픈마켓 등에서는 개통 시점과 맞물려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1번가(4200대), 지마켓(1000대), 티몬(500대) 등이 확보한 물량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아직 시장 판을 흔들 만큼은 아니지만, 자급제 활성화를 위한 발판은 마련됐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구매 시,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이동'을 할 때 혜택은 가장 크지만, 이 경우 인터넷 결합이나 가족 할인 조건이 깨진다. 그간 유지해왔던 이런 혜택이 아까워서 통신사는 유지한 채 기기만 바꾸면 보조금 등이 적다.

    자급제폰은 스마트폰을 바꾸고 싶어도 가족 할인이나 약정 등에 묶여 자유롭게 바꾸지 못했던 사용자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 쓰고 있는 통신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급제용 갤럭시S9을 따로 구매해 유심칩만 갈아 끼우면 된다.

    프리미엄 자급제폰 출시에 따라 사실상 프리미엄폰 수급 문제를 해결한 알뜰폰업계도 파격적인 요금제로 자급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에넥스텔레콤은 12일 알뜰폰 처음 음성, 문자,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조합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형 '내맘대로 요금제' 120개를 선보였다. 음성 100분/200분/300분/400분, 문자 100건/200건/500건/700건/1000건, 데이터 250MB/500MB/1GB/2GB/3.5GB/7GB 중 선택할 수 있다. 총 120개 요금제로 조합이 가능하다.

    CJ헬로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은 15일부터 '보편 유심 10GB-이베이' 요금제를 알뜰폰 최초로 온라인 오픈마켓인 G마켓과 옥션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요금제는 데이터 10GB·음성 100분·문자 100건을 제공하면서 이용료는 월 1만9800원으로 업계 최저가다.

    특히 저가 요금제를 이용하거나 멤버십 활용도도 많지 않다면 '알뜰폰과 자급제폰' 조합이 통신사+선택약정 경우보다 훨씬 이득이다.

    이처럼 통신비를 아끼려는 알뜰족 수요를 잡기 위한 판매사들의 마케팅도 활발해졌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ㆍ하이마트 등 자급제폰 판매점들은 할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 출시일인 16일에 맞춰 갤럭시S9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스마트커버, 충전 스탠드를 주는 '갤럭시S9 카카오프렌즈 패키지'를 정식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자급제폰을 구매하면 신용카드 8% 청구 할인과 디지털프라자 삼성카드 3% 추가 할인, GS25 편의점 기프티콘 증정까지 총 12만 5270원이 할인된다.

    알뜰폰협회 관계자는 "갤럭시S9 자급제폰 출시는 알뜰폰업체의 고질적인 단말기 수급 문제를 해소하고 고객 선택도 이통사에서 알뜰폰까지 넓힌 셈"이라면서 "자급제 단말기가 연이어 출시된다면 알뜰폰 사업자에게 찾아올 기회가 늘어날 것이고 알뜰폰 업체도 다양한 요금제를 계속 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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