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패싱 우려에 중국, 김정은 초청
- 北, 중국 끌어들여 미국 일방구도 견제하려
-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으론 해결 못해
- 믿고 단계적 접근하며 상호주의로 풀어야
- 중국 끼어들어 제동? 오히려 보증인 역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극비리에 중국을 찾은 북한의 인사, 김정은 위원장이었죠.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먼저 열린 셈입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김정은, 시진핑 두 사람이 나눈 얘기, 단계적 비핵화.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뭘까요? 저희가 자주 모시는 것 같지만 참 정확하게 분석하고 쉽게 설명하시는 분이라서 또 연결합니다. 어제 꾸려진 우리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 자문단에도 포함된 분이세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만나보죠. 정 전 장관님, 안녕하세요.
(사진=자료사진)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극비리 방문이다 보니까 이게 김정은이냐 김여정이냐 아니면 제3의 인물이냐, 여러 가지 설이 많았는데 정 장관님은 아셨어요?
◆ 정세현> 가림막을 친다고 그러고 다리 밑에 감시하는 자들이 왔다 갔다 한다고 그래서 저것은 북한식 용어로 1호 행사구나.
◇ 김현정> 북한 1호. 1호면 김정은 위원장이잖아요, 지금.
◆ 정세현> 최룡해나 김여정 정도 가지고는 그렇게 안 하죠. 김영남까지도.
◇ 김현정> 김영남, 김여정까지도 가림막 설치 안 한다고요?
◆ 정세현> 그 정도까지 요란하게 하지는 않죠. 더구나 베이징에 들어가서까지 요란하게 하는 걸 보고 이건 정상회담이 시작되는구나, 이렇게 짐작은 했습니다. 확신은 못 하지만. 짐작 그렇게 했죠.
◇ 김현정>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상당히 오랫동안 소원했는데 왜 찾아갔느냐, 왜 만났느냐. 뭐가 필요했던 거냐 이거거든요.
◆ 정세현> 예,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김정은 위원장이 올라탔다고 (표현이 젊잖지는 못합니다마는) 그렇게 봐야 됩니다. 평창올림픽 참가라든지 또는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특사 교환 과정에서 북미 정상회담까지 합의가 되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이렇게 해서 북미 정상회담까지 예정이 되어 있는데 중간에 남북 정상회담 후, 북미 정상회담 중간에 한미 정상회담 하기로 돼 있지 않습니까? 그때 문 대통령이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그날인가 아침에 끝나고 나면 남북미 정상회담도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
◇ 김현정> 얘기도 했었어요.
◆ 정세현> 그걸 보고 중국이 조금 몸이 달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중국이 일단.
◆ 정세현> 우리 빠지는 거 아니냐. 말하자면 차이나 패싱이죠. 그래서 북한측에 아마 의사타진을 했을 겁니다. 좀 와서 설명해 달라.
◇ 김현정> 우리 좀 끼워달라 얘기했을 거고.
◆ 정세현> 그렇죠. 그래서 가서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가지 시진핑 주석한테 했던 얘기를 보면 앞으로 친서도 교환하고 특사도 교환하고 정례적으로 만나고 밀접한 소통을 하자는 얘기를 했어요. 이 얘기는 잘못하면 한미가 2:1로 북한을 압박해서 북핵 문제를 풀겠다고 나올 것 같은데 이때 좀 균형을 잡아주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거를 막아주는 그런 역할을 중국한테 맡기려고 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2:1로, 한국과 미국이 손잡고 밀어붙이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으니까 그때를 대비한 견제용. 우리 손 잡아줄 사람, 중국이 필요했다.
◆ 정세현> 한국이 2:1로 나가자고는 안 할 거예요, 우리 정부가. 그러나 미국이 한국을 그렇게 끌고 가려고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2:2로 균형을 잡고 그리고 중국의 도움을 받아서 일방적으로 미국이 밀어붙이는. 그동안에는 일방적으로 미국이 밀어붙이는 식의 대화를 하려고 그랬어요. 북한이 약속을 안 지켰다고 하지만 사실 약속 안 지킨 건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그동안에 6자회담 열어놓고 5:1로 압박해서 문제 풀겠다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했으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정세현>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말자는 거죠.
◇ 김현정> 그럼 이게 말하자면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 끼워준 거네요, 중국 끼워준 거네요, 이 판에.
◆ 정세현> 그런 셈이죠.
◇ 김현정> 그렇게 된 셈.
◆ 정세현> 불안해하니까.
◇ 김현정> 시진핑, 김정은 두 사람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느냐. 이게 제일 중요한데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단계적인 비핵화하겠다. 선의를 가지고 임한다면 우리도 단계적인 비핵화하겠다, 이런 말을 했고 시진핑 주석이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는 거 아닙니까? 이것은 의사가 통했다는 것 아닙니까?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 정세현> 그동안에 자꾸 일괄타결 일괄타결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먼저 끌어내고 그 다음에 반대급부라 그럴까. 보상을 해 줄 것처럼 얘기를 해 놓고는 보상에 대해서 희망을 주지 않았어요.
◇ 김현정> 미국이?
◆ 정세현> 예, 요즘 와서는 리비아 방식으로 하자고 하는데 (북한이) 리비아 방식이라는 것을 거부하는 겁니다. 무슨 얘기냐면 김정은이 중국까지 가서 한 얘기는 리비아 방식으로 할 생각하지 마라. 리비아 방식은 리비아가 핵을 먼저 폐기하면 그 다음에 경제지원을 해 주겠다, 해놓고는 먼저 그 말을 믿고 핵을 폐기했더니 경제지원을 안 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선 비핵화 후 보상인데, 후 보상이 안 따른 거예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러고는 결국 여러 가지 국내 정치적 상황 변화가 일어나서 카다피가 몰락을 했는데.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그렇게 안 하겠다는 얘기를 사실 제가 통일부 장관으로 남북 장관급 회담 할 때도 북측에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미국에서 자꾸 리비아 방식으로 하자고 그러는데 우리는 그렇게 안 한다. 리비아 봐라.
◇ 김현정> 리비아 방식으로 안 한다.
◆ 정세현> 우리는 그런 바보 아니다. 그러니까 볼턴(미국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내정자)이 리비아 방식 애기하는데 이 사람 생각 고쳐야 돼요. 그거 지금 견제한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비핵화하겠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어주고 선의를 가지고 믿어주고 미국과 한국도 선의를 가지고 동시 행동 취해지면 우리는 하겠다 하는 얘기를 지금 중국에 가서 시진핑하고 얘기를 했고 시진핑이 고개를 끄덕거렸고 그런 방식으로 그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하고 돌아온 겁니다.
(사진=로동신문 캡처)
◇ 김현정> 그런데 믿고 싶은데 믿고 싶은데 지금 전문가들 중에는 못 믿는 전문가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보니까 해석이 두개로 갈려요.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비핵화 의지 천명. 거기에다가 방점을 찍자, 이런 얘기를 하시고 부정적으로 보시는 전문가들은 믿고 싶지만 전례를 봐라. 김정일 때도 그러지 않았냐. 하나 이루면 하나 보상 주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했더니 보상만 챙기고 결정적인 단계에서는 파기. 이번에도 그러려는 것 아니냐. 어떻게 믿느냐, 이런 얘기하거든요.
◆ 정세현> (웃음) 그런 얘기 하고 싶은 사람들한테 묻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 김현정> 뭔가요?
◆ 정세현> 북한이 행동을 취하면 미국이 보상을 해 주기로 해놓고는 보상만 했는데 북한이 보상만 챙기고 그 다음에 행동을 안 했다 하는 얘기를 하는데 미국이 무슨 보상을 해 줬는데요? 안 해 줬어요.
◇ 김현정> 그때 94년에, 2005년에.
◆ 정세현> 그러니까 알고 얘기를 해야죠, 알고. 그러니까 북한에 대해서 소위 악마화시키는 딱지를 붙여놓고 북한은 무조건 말만 하고 약속 이행 안 해, 하는 프레임에 집어넣고 설명을 하려고 하는데 북한이 과거에 6.25전쟁도 도발하고 했기 때문에 일종의 믿지 못할 구석들이 있죠.
◇ 김현정> 있죠.
◆ 정세현> 이거를 이용해서 이번에도 북한이 그런 행동을 안 할 거다 하는 식의 소위 말하자면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데 그러면 안 됩니다. 이번에는 분명히 하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과거에는 약속했지만 행동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따져보면 결국 북한의 반대편에 있는 쪽에서 보상을 제대로 안 해 줬기 때문에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우리가 주목해야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가 대충 알고 있는 것하고 다른 얘기를 하시는데 그러면 정 장관님, 이번에는 김정은이 하는 말들이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판단하시는 거예요? 그 근거는 뭡니까?
◆ 정세현> 그러니까 먼저 믿고. 단계적으로 점차적으로 접근하면서 진정성을 확인하고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또 그것이 확실하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하면 될 것 아닙니까? 처음부터 이건 거짓말이야, 약속 안 지킬거야 하는 식으로 하면서 자꾸 상대방의 의사, 진정성 확인하려고 하면 시간 가버리고 핵 문제는 해결 못 해요.
◇ 김현정> 어차피 안 된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그렇게 보시는군요.
◆ 정세현> 상호주의로 풀어야 돼요, 상호주의로. 일방적으로 하려고 하면 안 되지요.
◇ 김현정> 지금 미국은요. 북한이 확실하게 비핵화 해야 우리는 보상하겠다. 선 비핵화, 후 보상 입장을 최근에도 다시 한 번 확인을 했거든요. 그럼 이거 북미회담 안 풀리는 거 아닌가요?
◆ 정세현> 그래서는 안 풀리죠. 그렇게 하면 안 풀리고 우리가 미국을 설득을 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면 안 풀린다.
◇ 김현정> 그렇게 하면 안 풀린다.
◆ 정세현> 또 그리고 그런 점에서는 중국과 우리가 협조할 필요가 있어요. 이제 북중회담을 했는데 한중 간에도 그 급의 대화를 해야 됩니다. 마침 오늘 지금 양제츠 정치국 위원겸 국무위원이 오니까 외교 담당. 청와대 안보실장 만나고 내일 문 대통령 만나게 되어 있지만 한중 간의 협력을 통해서 동시 행동으로 나가는 원칙을 합의 하고 미국이 쉽게 얘기해서 공짜로 이걸 뺏으려고 하는 그런 생각은 버리도록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30초 남았는데 제가 이거 하나만 확인 드릴게요. 단계적 비핵화를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말을 하면서 시진핑 주석한테. 전체 흐름. 굉장히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이 흐름에 제동이 걸린 거다, 판이 흔들리는 거다. 맞습니까?
◆ 정세현>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아닙니까?
◆ 정세현> 아니에요, 아니에요.
◇ 김현정> 큰 물줄기에 이상 없습니까?
◆ 정세현> 아니, 일방적으로 하려고 하면 제동이 걸린 거죠. 일방적인 해결을 하려면은 제동이 걸린 거예요. 왜냐하면 김정은이 가가지고 중국을 끌어들이면서 동시행동으로 가자라는 것에 합의를 하고 왔기 때문에 미국 쪽에서 내놔야 될 것이 생겼다. 그 점에서는 제동이 걸린 거지만 공짜로 하려는 데는 제동이 걸렸지만 그러나 반대급부를 줘 가면서 하려고 하는 자세만 가지고 있으면 정치적으로 그쪽으로만 조정이 된다면 이거는 오히려 속도를 낼 수 있는 그런 구도가 짜인 겁니다.
◇ 김현정> 오히려. 중국이 마치 보증인처럼. 보증서는, 공증인처럼 이렇게 된 거다?
◆ 정세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 김현정>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