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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靑, 구재회 소장 교체는 우선순위 아니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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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靑, 구재회 소장 교체는 우선순위 아니라고 해"

    '靑 보고 이메일' 보낸 KIEP 김준동 전 부원장…"정책 현안에 대해선 청와대와 협의"

    청와대 (사진=자료사진)

     

    청와대의 '한미연구소' 인사 개입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미연 구재회 소장의 교체를 요구한 주체인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준동 전 부원장이 "청와대는 구 소장의 교체는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한미연 문제에 대해 청와대에 보고했더니 인사 문제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소장 교체 건은) 우선순위에서 아예 제외시키라고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청와대의 인사 개입 의혹의 근거가 된 인물이다. 한 언론은 앞서 지난 7일 청와대가 한미연의 예산 중단과 소장 교체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김 전 부원장이 KIEP 소속 워싱턴 파견 주재관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해당 메일은 지난해 10월 30일 작성된 것으로, "한미연 관련해 청와대의 이태호 통상비서관과 홍일표 행정관에게 목요일 오후에 보고를 할 예정이다. 홍 행정관은 현재 상황을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지난 6일 KIEP가 한미연에 대한 연 20억 정도의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 결정이 내려지기 훨씬 이전인 지난해 말 벌써 KIEP와 청와대 사이 일종의 소통이 오갔다는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이 10월 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작성했고, 11월 청와대에서 홍 행정관을 만났고, 그 직후인 11월 중순 한미연에 구 소장 교체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김 전 부원장은 먼저 해당 이메일을 작성한 경위에 대해 "한미연의 문제는 국회의 지적 사항이었고, 이에 따른 정책 현안 등은 정부 측에 수시로 보고하게 돼있다"며 "한미연의 개혁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차원에서 청와대에 보고하는 의무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에 따르면, 그는 홍 행정관에게 먼저 한미연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하러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홍 행정관은 이에 "냉정한 평가와 과감한 개혁 방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청와대에) 올 필요가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들은 김 전 부원장이 워싱턴 파견관에게 이메일을 보내 곧 청와대에 보고하러 갈 예정임을 알리면서, 홍 행정관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에 듣기로는 (개혁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 소장이 안심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개혁을 계속 추진하지 않으면 상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홍 행정관이 KIEP 측에 먼저 연락을 한 사실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후 그는 11월 2일 청와대에서 홍 행정관을 만났다. 그는 한미연에 대한 개혁 방안을 의논했다. 이 자리에서 홍 행정관은 김 전 부원장에게 "인사교체는 우선순위에서 아예 제외시켜라. 인사가 급한 게 아니라 개혁방안이 급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KIEP가 한미연 측에 소장 교체를 요구한 것은 홍 행정관을 만난 직후인 11월 중순이 아닌 올해 1월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1월에는 정확하게는 서신을 통해 국회의 지적 사항들을 열거했고, 의미있는 조치를 취해달라는 의견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구 소장 교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고, 올해 1월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학장이 찾아와 의미있는 조치의 의미가 뭐냐고 물었다"며 "그동안 개혁 요구에 대해 구 소장이 거부하자 올 1월 구 소장의 교체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AIS측은 이를 거부했고, 다음달인 2월 KIEP 측에 세 가지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김 전 부원장은 밝혔다. SAIS측은 △현 체제(구 소장) 하에서의 개혁, △SAIS 내에 새로운 한국학 연구소 신설, △한미연에 대한 예산 중단 후 SAIS 한국학 프로그램에 예산 지원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첫 번째 안의 경우 구 소장이 개혁 방안을 수용할 태세가 돼있지 않았고, 두번째의 경우 한 학교(SAIS) 안에 두 개의 연구소를 세우는 게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 번째 안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건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연에는 5월까지만 자금이 지원되고 올해 책정된 나머지 한미연 지원 예산은 SAIS 한국학 프로그램에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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