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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트라우마?' 두산도, SK도 씁쓸했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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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커진 트라우마?' 두산도, SK도 씁쓸했던 첫 만남

    2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곧바로 SK와 원정에 복귀전을 치렀으나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긴 두산 우완 김강률.(사진=두산)

     

    승리한 팀도, 패배한 팀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올 시즌 첫 1, 2위의 맞대결은 두 팀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1, 2위 두산과 SK는 24일 인천 SK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정규리그에서 격돌했다. 올 시즌 두 팀의 1차전이었다.

    두산이 18승6패로 SK(16승8패)에 2경기 앞서 있었지만 이날 선발의 무게감은 달랐다. SK는 최근 2경기 연속 7이닝,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소화해낸 5선발 문승원이 나선 반면 두산은 부상 중인 5선발 이용찬을 대신한 불펜 자원 이영하가 나섰다.

    과연 초반 기세는 SK가 앞섰다. SK는 1회 최정의 2루타와 제이미 로맥의 희생타로 2점을 선취했고, 2-1이 된 3회는 이재원의 2루타로 3점째를 뽑았다.

    하지만 두산이 승부수를 띄웠다. 4회 2사 2루에서 이영하를 내리고 필승조 박치국을 올렸다. 박치국은 최정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고, 5회말까지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에 앞서 두산은 5회초 정진호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여기까지는 승부가 과연 1, 2위 대결답게 팽팽한 접전이었다.

    다만 승부의 추가 엉뚱하게 기울었다. 6회 SK도 선발 문승원을 내리고 필승조 서진용을 투입했다. 이제부터는 두 팀의 불펜 싸움이었다. 서진용은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을 범타로 막아낸 뒤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 오재일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2루수 김성현이 이를 뒤로 빠뜨리면서 재앙이 시작됐다. 3루까지 간 주자 양의지가 이 틈에 홈까지 내달아 동점을 만들었다. SK로서는 1점 차 리드에 2사 3루가 될 상황이 동점에 1사 1루 위기까지 이어진 셈이다.

    멘탈이 흔들린 서진용은 김재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속 타자 김민혁과 승부에서는 풀 카운트 끝에 던진 시속 145km 속구가 높게 몰리며 역전 중월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후속 오재원에게도 146km 속구를 던졌다가 우월 1점 홈런을 맞고 강판했다.

    '출발은 좋았는데...' SK 우완 불펜 서진용이 24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6회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인천=SK)

     

    서진용은 지난해 SK가 야심차게 마무리로 낙점했던 선수. 그만큼 구위가 빼어났다. 그러나 시즌 초반 잇따라 블론세이브(2017년 6개)가 나오면서 결국 보직을 넘겨야 했다. 올해 필승조로 다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21일 롯데전에 이어 이날 다시 패전을 안았다.

    SK는 지난해 실책 108개로 공동 2위였다. 김성현은 유격수 시절인 2015년 22개로 리그 전체 1위의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이후 2루수로 옮겨오며 실책이 줄었지만 이날 뼈아픈 범실이 나왔다.

    두산의 약점도 드러났다. 두산은 10-3으로 크게 앞선 6회 곽빈에 이어 7회 1사에서 김강률을 투입했다. 올해 마무리로 낙점됐던 김강률은 부진과 어깨 피로 누적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이날 1군에 등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일단 바로 마무리로 쓰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투입해보겠다"고 밝혔다. 7점 차라면 부담없이 던질 만했다.

    하지만 김강률은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7회 김동엽과 정의윤을 가볍게 처리했지만 8회 SK 하위타선에 고전했다. 바뀐 포수 이성우와 나주환, 김성현 등 7~9번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에 몰렸다. 결국 노수광에게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맞고 강판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베테랑 김승회를 올렸지만 한동민에게 2타점 적시타, 최정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7점 차 넉넉한 리드가 순식간에 1점으로 줄어든 순간이었다.

    결국 두산은 생각지도 않은 마무리 함덕주 카드까지 꺼내야 했다. 함덕주는 8회를 탈삼진 2개를 곁들여 막아냈고, 9회 2사 만루에서 최정에게 파울 홈런을 맞는 등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긴 했지만 결국 삼진으로 진땀승을 지켰다.

    당초 이날 두산의 경기 후반 목표는 김강률의 자신감 회복이었다. 더불어 김승회까지 실전 감각을 익히게 하는 것이었을 터. 그러나 이런 기대는 와르르 무너졌다.

    사실 두산 불펜진은 함덕주와 박치국, 곽빈, 이영하 등 젊은 투수들이 지탱해왔다. 장기간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김강률과 김승회, 홍상삼 등이 제몫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이날 다시금 젊은 불펜진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진 상황이다.

    일단 두 팀의 시즌 첫 대결에서는 두산이 웃었다. 그러나 이긴 두산도 마음이 편치는 않은 승리였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초반 잘 던져줬지만 경기 후반 힘든 경기를 했고, 특히 마지막에 나온 함덕주가 잘 던져줬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더군다나 SK는 더욱 쓰라린 패배였다. 앞으로 144경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과연 두 팀 선수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해 시즌 막판에도 선두권 대결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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