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호랑이 해결사' KIA 안치홍은 올 시즌 불의의 부상으로 10일 이상 1군에서 이탈해 있었지만 시즌 전체 결승타 1위에 타점 3위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사진=KIA)
어느덧 완전히 '호랑이 군단'의 새로운 해결사로 우뚝 섰다. KIA 내야수 안치홍(28)이 올 시즌 결승타 전체 1위로 올라섰다. 타점도 시즌 160개 페이스다.
안치홍은 5월 둘째 주인 8~13일까지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결승타 2개를 때려내며 주간 1위를 달렸다. 이 기간 결승타 2개는 10개 구단 중 안치홍이 유일했다.
지난주 안치홍은 8일, 11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결승타를 뽑아냈다. 8일에는 0-0이던 1회말 무사 1, 3루에서 현도훈으로부터 우전 안타를 얻어낸 게 결승타가 됐다. 다만 이날은 KIA가 10-0 완승을 거두며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11일은 강렬했다. 안치홍은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상대 필승조 곽빈으로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KIA는 8, 9회 1점씩을 내주며 다 이긴 경기를 질 뻔했지만 안치홍의 천금타로 웃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안치홍은 시즌 결승타에서도 1위로 도약했다. 재러드 호잉(한화)과 함께 6개로 가장 많은 결승타를 때려냈다. 김재환(두산), 박경수(kt), 최정(SK) 등이 5개로 뒤를 잇고 있다.
놀라운 것은 안치홍과 다른 선수들이 치른 경기 수. 안치홍은 올해 29경기를 뛰어 호잉보다 9경기가 적다. 안치홍은 지난달 18일 LG와 홈 경기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손가락 미세골절로 10일 이상 1군에서 빠져 있었다. 그럼에도 결승타 전체 1위를 달린다.
KIA 안치홍이 지난 11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뒤 김민우 코치와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KIA)
타점에서도 안치홍은 35개로 전체 3위다. 39타점으로 1위인 최주환(두산)과 2위(37개) 최정(SK)은 모두 39경기를 소화했다. 안치홍이 이들보다 10경기를 적게 뛴 점을 감안하면 타점 생산성은 더 나은 상황이다. 13일 삼성과 대구 원정에서도 안치홍은 추격의 신호탄이 된 5회 2점 홈런으로 8-7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안치홍은 득점권 타율이 4할5푼5리로 전체 2위다. 1위인 김현수(LG)의 4할5푼7리와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타점 기회에 강한 안치홍이다. 이런 상승세에 안치홍은 5, 6번 타순에서 최근 3번으로 출전하고 있다.
안치홍의 타점 욕심을 나타내주는 일화. 안치홍은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2일 롯데와 부산 원정에서 결승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의 맹타를 선보였다. 전날 복귀전에서 4타수 1안타로 주춤한 것을 만회했다. 그러나 2일 경기 후 안치홍은 결승포와 3타점 활약에도 "개인적으로 솔직히 아쉽기도 한 경기였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홈런의 기쁨보다 다른 기회들을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 이날 안치홍은 1-0으로 앞선 2회 2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 1-2로 뒤진 3회 2사 2, 3루에서 2루 뜬공에 그쳤다. 10-5로 앞선 7회 2사 1, 2루에서도 뜬공을 쳤다. 안치홍은 "찬스가 5번이나 왔는데 볼넷 1번 빼고 네 번 중에 한 번밖에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런 선의의 욕심이 안치홍을 타점 기계로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안치홍은 남은 KIA의 105경기에서 126.7타점을 더 올릴 수 있다. 물론 시즌 초반 흐름이 계속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부상 변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면 지난해 93타점을 넘어 개인 최다는 물론 생애 첫 100타점도 가능하다.
올 시즌 KIA는 팀 타율 1위(3할6리)를 달리지만 득점권 타율은 4위(2할9푼2리)다. 타율 3할2리와 득점권 타율 3할2푼4리 모두 1위였던 지난해와 살짝 차이가 난다.
이런 가운데 안치홍의 클러치 능력은 팀을 지탱해주는 큰 힘이다. 안치홍이 맹위를 떨치면서 최형우 등 다른 타자들도 살아나는 모양새다. 일단 올 시즌 초반 안치홍은 KIA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