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문수(왼쪽) 서울시장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배제,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의 합당 등 민감한 논쟁거리를 나았던 김문수(한국당), 안철수(바른당) 후보 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문제가 6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폭로전으로 비화됐다.
안 후보 측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황당한 언론플레이'에 막말까지 들었다며, 비공개 문자통화를 공개했다. 김 후보 측 차명진 전 의원은 여론전을 먼저 한 쪽은 김 교수라고 반박하며, "애초부터 단일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양측이 감정싸움까지 불사하면서 이날 사실상 시한이었던 단일화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그러나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줄기차게 김 후보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 후보도 자신의 우위를 주장하며, 안 후보가 사퇴할 경우 보수통합의 밀알이 될 수 있다고 회유했다.
◇ 安 측 김근식 VS 金 측 차명진…이틀째 '문자 폭로' 대리전이번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쪽은 안 후보 측이었다. 김 교수는 "어제 참 황당한 일을 당했다"며 "함 지저분한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차 전 의원을 비난했다. 전날 차 전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통화가 언론에 공개된 것이 김 후보 측의 여론전의 일환이라며, "역시 한국당은 공작정치의 대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화내용이 편집됐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가 추가로 공개한 대목에는 차 전 의원이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제끼고(제치고)' 야권재편에 동참하자는 그의 촉구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임마"라고 반말투로 반박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김 교수는 "말 좀 순화시키소"라고 되받았다. 두 사람은 대학, 같은 과 동창 사이다.
김 교수는 "차 전 의원이 언론에 준 것이 분명하다"며 "차명진과는 사적 인연을 끊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고 서울시를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야권대표선수는 안철수 후보"라며 경선이 아닌, 표심에 의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그러자 차 전 의원도 SNS(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그는 "김문수는 애초 단일화 할 마음이 없었다"며 "좌와 우를 어정쩡하게 왔다갔다 하는 안철수와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자 김문수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안철수가 이 기회에 자유민주주의자로 개종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한국당 입당을 전제로 단일화 협상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러면서 여론전을 먼저 편 쪽을 안 후보 측으로 몰아세웠다. 차 전 의원은 "단일화 논의에 진전이 있는 것처럼 얘기를 흘린다"며 "언제 단일화 토론을 하기로 했다느니, 무슨 담판을 짓기로 했다느니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 측이 이미 끝난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려 합의되지 않은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 金 "3위 전락한 安, 그만둬야" VS 安 "내 지지율이 더 높다"
김문수, 안철수 후보는 이날 회동 혹은 담판이 있을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 달리 별도의 일정을 소화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며, 상대측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국회에서 경제정책 관련 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양보는 없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정치에서 잘 안 쓰는 것(말)"이라고 일축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한 사퇴 압박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피력한 셈이다.
그러면서 "이 상태로 있다 보면 어느 후보가 돼야 할지 뚜렷해질 것"이라며 "3위로 전락한 후보가 박원순(민주당) 후보를 막기 위해 드롭해주면서..."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사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안 후보도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제가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고 있다"며 김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누가 1 대 1로 경쟁할 때 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라며 "다자 대결에서 몇 퍼센트 나와서 이게 2등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의 주장은 박 후보와 김 후보를 포함한 3자 가상대결에서 김 후보에게 뒤질 수 있으나, 야권 후보끼리 대결했을 땐 자신이 김 후보를 앞선다는 것이다. 양자대결을 가정했을 때 확장성이 큰 자신이 야권 후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