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의 호세 히메네스(등번호 2번)가 15일 이집트와의 러시아월드컵 A조 첫 경기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우루과이에게 월드컵 본선 첫 경기는 늘 어려운 과제였다. 1970년 멕시코 대회 1차전에서 이스라엘을 2대0으로 꺾은 이후 6차례 대회에서 올린 본선 첫 경기 성적은 3무3패에 불과했다.
우루과이의 본선 첫 경기 '無승' 행진은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이집트와의 A조 1차전까지 이어지는듯 보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수위로 평가받은 우루과이는 후반 막판까지 고전했다. 루이스 수아레즈와 에딘손 카바니 등 세계 최정상급의 투톱 공격수를 앞세우고도 이집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수아레즈는 세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모두 놓쳤다. 문전에서 때린 슈팅은 골대 옆으로 빗나가거나 이집트 골키퍼 모하메드 엘-셰나위의 선방에 막혔다. 카바니가 후반 막판에 날린 회심의 슈팅은 몸을 날린 골키퍼의 손 끝에 걸렸다.
수비수 호세 히메네스가 팀을 구했다. 후반 44분 오른쪽 코너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이집트의 골문을 흔들었다.
골이 성공된 순간 양팀의 벤치 분위기는 크게 엇갈렸다. 70세가 넘은 우루과이의 베테랑 감독 오스카 타바레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쁨을 만끽했고 어깨 부상의 여파 탓인지 끝내 벤치를 지킨 이집트의 간판 모하메드 살라는 패배를 직감한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우루과이가 이집트를 1대0으로 누르고 40년이 넘도록 지속된 본선 첫 경기 '無승' 징크스를 깼다.
살라의 우루과이 출전 가능성은 100%라고 말했던 엑토르 쿠페르 이집트 감독의 발언은 '트릭'이었다. 살라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이집트가 후반 37분 마지막 교체 카드를 쓸 때까지 그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살라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우루과이는 더더욱 공세를 퍼부었다. 디에고 고딘, 카바니가 분전한 가운데 결국 히메네스가 치열했던 0의 균형을 깼다.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공격수 살라와 수아레즈의 맞대결, '살수 대첩'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필 네빌 영국 BBC 해설위원은 "수아레즈는 근래 내가 본 가장 부진한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집트는 살라의 공백에도 잘 싸웠다. 수차례 선방을 펼친 엘-셰나위 골키퍼는 팀 패배에도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맨 오브 더 매치'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