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간판 스타 크리스티안 에릭센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월드컵 역사상 첫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에 울었던 호주가 VAR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덴마크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2경기 연속 VAR 때문에 페널티킥 기회를 헌납한 나라가 됐다.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의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C조 덴마크와 호주의 맞대결에서 VAR이 또 한번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덴마크는 전반 7분만에 터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화려한 하프 발리슛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전반 38분 호주에게 페널티킥을 내줬고 결국 1대1로 비겼다.
심판이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VAR가 나섰다.
전반 35분쯤 호주의 코너킥 상황에서 매튜 레키가 헤딩을 시도했다. 이때 공이 유수프 포울센의 손에 맞고 떨어졌다.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지만 비디오 판독 센터의 연락을 받고 경기를 중단시켰다.
심판은 비디오를 다시 보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호주의 밀레 예디낵이 침착하게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호주는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VAR 때문에 페널티킥 실점을 했다. 심판이 놓친 장면을 VAR가 잡아낸 것이다. VAR이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 것은 러시아월드컵이 처음이다. 또 프랑스-호주전에서 처음 시행됐다.
호주가 VAR 때문에 울고 웃었다면 덴마크는 VAR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페루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VAR로 인해 페널티킥 기회를 내줬기 때문이다. 페루는 실축했지만 호주는 달랐다.
선제골을 넣은 덴마크의 에릭센은 경기 후 덴마크 언론 TV2와의 인터뷰에서 VAR에 대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에릭센은 "2경기 연속 같은 일이 벌어졌다. 2경기 연속으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벌어져 씁쓸하다. 우리 선수들은 유수프 포울센에게 페널티킥 반칙을 주기 전에 상대 반칙이 먼저 선언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에릭센은 비디오 판독 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솔직히 말해 짜증난다"며 "만약 VAR을 적용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경기 시작부터 계속 해야 할 것이다. 초반부터 주심이 외면한 프리킥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럼 그때마다 비디오 판독을 해야 할 것. 그건 축구가 아니라 NFL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덴마크는 1승1무를 기록해 승점 4점으로 C조 1위가 됐다. 1무1패를 기록한 호주는 승점 1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