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에서 한국과 멕시코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렀다. 멕시코 선수가 황희찬에게 다소 거친 반칙을 범하자 신태용 감독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멕시코가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첫 경기에서 독일을 꺾을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디펜딩 챔피언의 전력과 스타일을 철저히 파헤치고 해법을 찾아낸 '현미경 분석'이다.
독일을 상대로 검증된 멕시코의 전력 분석 능력과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의 변화무쌍한 지도력은 이제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2일(한국시간) 멕시코가 지난해 12월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이 끝나자마자 어떻게 라이벌 국가들을 연구했고 또 해법을 찾았는지 그 과정을 소개했다.
ESPN은 멕시코가 "색다른 성과를 이루고 싶다면 기존과는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는 오소리오 감독의 철학을 바탕삼아 6개월 전부터 한국과 독일, 스웨덴 등 러시아월드컵 F조 라이벌 국가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세 나라의 A매치가 담긴 영상을 모두 구한 것은 기본이다. 이는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다. 여기에 멕시코는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경기별, 선수별, 공격-미드필드-수비 라인별 등 다양한 주제로 편집 영상을 제작했고 선수단 전체가 공유했다.
이어 ESPN은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오소리오 감독이 상대 선수의 움직임, 상대 감독의 경기 운영 스타일, 주요 전술과 선수 교체 방식 등을 철저히 분석했다고 전했다.
통계 분석 기법을 적용해 상대팀의 플레이 스타일과 선수의 습관 등을 파악하는 작업을 병행한 것이다.
멕시코는 독일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불안요소에 직면했다. 일부 선수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오소리오 감독은 "6개월 전부터 독일전 계획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부상 때문에 일부 변경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양 날개에 빠른 선수를 배치하는 것, 기본적인 구상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양 측면을 활용한 날카로운 역습으로 수차례 독일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한국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띈다.
오소리오 감독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윙백이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 점을 노렸다. 한국을 상대로는 전략이 달라질 것이다. 한국은 이르빙 로자노 등 우리 날개의 플레이를 봤기 때문에 윙을 통해 공략해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그에 맞춰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PN은 멕시코가 조별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맞수였던 독일전 분석에 할애한 노력과 시간만큼 한국, 스웨덴 분석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2016 리우올림픽 당시 멕시코과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사령탑은 현재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다. ESPN은 멕시코 전력 분석팀은 당시 신태용 감독이 선보인 경기 운영 방식을 분석해 참고 자료로 삼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