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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설까지 나온 남북연락사무소장…조명균 흔들기?

통일/북한

    항명설까지 나온 남북연락사무소장…조명균 흔들기?

    청와대, '정무직 차관급'으로 내정 방침
    일부 언론 "통일부가 방침 어기고 북한에 국장급으로 제안…조명균 장관이 지시"
    靑·통일부 "전혀 사실무근, 법적 대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이달 중순쯤 개소될 예정이다.

    그런데 남측 초대 사무소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와 한겨레는 6일 청와대가 소장 직급을 '정무직 차관급'으로 결정했는데, 통일부가 이 방침을 어기고 북측과 협의과정에서 국장급으로 협의했다며 '국기문란', '항명' 등으로 표현하면서 통일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관계기관이 해당 통일부 간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조 장관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수용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가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일이 전혀 없고, 당연히 청와대에서 질책했다는 보도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당사자로 지목된 조명균 장관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원칙적으로 끝까지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들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 확인을 거친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통일부는 초대 소장 직급을 국·실장급으로 하고, 남북관계 전문성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통일부 내부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관계부처 협의와 정상회담 추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의 의중을 북측에 잘 전달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차관급 정무직'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재가까지 난 사안이면 논의가 종결됐어야 하는데, 이렇게 '항명' 의혹 보도가 불거지면서 통일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보도 경위와 배경을 파악하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통일부 주변에서는 조명균 장관을 흔들거나 견제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 일각에서는 통일부가 남북협력사업에서 다소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북 제재'라는 제한조건이 있지만 남북관계 주무부처라면 창의적인 교류 방안을 제시하면서 국면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안보 정책 수립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대북 제재 완화 이전에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그런 가능한 것을 찾아서 해야 하는데 청와대가 방향을 잡아줘도 통일부가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때문에 이번 의혹 보도는 청와대나 '문재인 대선 캠프' 라인과 조명균 장관의 통일부 간 알력 다툼으로 비쳐지면서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좋은 평가를 받아온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에 자칫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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