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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

    요즘 사극엔 왜 '좀비' '괴수'가 나올까

    영화 '창궐' '물괴'…사극+좀비·괴수물
    팩션 형식으로 CG 등 기술력 외연 확장
    중장년층 선호 사극 극복 젊은층 포섭
    "사극 변주, 한국판 SF장르에 가깝다"

    영화 '창궐' 포스터(사진=NEW 제공)

     

    영화계에서 색다른 사극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좀비·괴수 등을 조선 시대로 불러들인 작품들이 그것이다. 왜 사극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장르인 좀비·괴수물과의 동거를 꿈꿀까.

    다음달 25일 개봉 예정인 사극 '창궐'에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존재 '야귀'(夜鬼)가 등장한다. 영화 '창궐'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십수년 만에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현빈)은 야귀떼의 창궐을 목격한다. 그는 도처에 나타나는 야귀에 맞서 싸우는 일행을 만나 함께한다. 이 와중에 왕좌를 넘보는 병조판서 김자준(장동건)은 조선을 집어삼키기 위한 마지막 계획을 감행한다.

    야귀에 대한 설명에서 영화 팬들은 익히 접해 온 좀비를 떠올릴 법하다. '창궐'을 배급하는 뉴(NEW)는 앞서 천만영화에 이름을 올린 좀비물 '부산행'(2016)을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뉴측은 이 영화에 '신개념 야귀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독창적인 비주얼과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을 스크린에 담아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개봉한 사극 '물괴'는 조선시대에 물괴(物怪)가 나타났다는 실록 기록을 바탕으로 거대한 괴수를 등장시킨다.

    중종 22년,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괴가 출몰해 백성들을 공격하면서 한양은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중종(박희순)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영의정(이경영)의 계략이라 여긴다. 급기야 왕은 옛 내금위장 윤겸(김명민)을 궁으로 불러들여 수색대를 조직하는데, 윤겸 일행은 물괴를 쫓는 과정에서 추악한 비밀과 마주친다.

    영화 '물괴' 스틸컷(사진=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물괴'를 배급한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관계자는 "당대 전설의 동물인 해태를 기반으로 물괴 형상을 만들었다"며 "팩트로 접근하기 보다는 그 시대 실록 기록에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를 접목시켜 재구성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사극에 좀비·괴수물을 접목시키는 추세는 이미 검증된 컴퓨터그래픽(CG) 등 수준 높은 기술력을 폭넓게 활용하려는 움직임과도 연결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판타지물인 '신과함께' 시리즈에서도 봤듯이 지금은 한국영화의 장르적 외연이 넓어지는 시기"라며 "CG가 발전하고 그것을 폭넓게 활용해야 하는 측면에서 사극에 장르적인 소재를 접목하는 시도가 많아지는 단계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장르인 사극을 변주함으로써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도 크게 작용한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는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그 시대는 미지의 세계"라며 "그 시대에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통해 장르물을 선호하는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하려는 것"이라고 봤다.

    김형호는 이러한 형식을 띤 사극을 두고 '한국판 SF영화'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할리우드의 특화된 SF장르처럼 한국영화가 우주를 다루는 것은 커다란 도전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세트 등 인프라가 잘 구축된 사극을 통해서는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익숙한 사극 장르에 상상력을 가미하면 관객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며 "이 점에서 '물괴' 등은 한국판 SF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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