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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당-경총, 법인세 과도해 투자의욕 '뚝'?

경제정책

    [팩트체크] 한국당-경총, 법인세 과도해 투자의욕 '뚝'?

    법인세 최고세율 OECD 국가중 11위, 주요국 평균 수준
    비과세, 공제 등 조세감면 고려한 실효세율 OECD 25위
    소득많은 대기업일수록 실효세율 낮은 '역진현상' 숨겨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3일 "우리나라의 과도한 법인세로 기업 투자의욕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한국당과 경영자총협회가 국회에서 가진 일자리 정책 간담회에서 "경쟁국에 비해 과도한 법인세 등 조세부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가중돼 경제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기업 투자의욕이 크게 저하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정말 우리나라의 법인세는 주변국에 비해 과도한 편일까?

    국내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가 세계 평균에 비해 높은 편인지, 낮은 편인지에 대한 논의는 여러 차례 있어왔다.

    지난해까지는 우리나라의 법인세가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명목 최고세율이 25%로 상향 조정되고 미국, 일본 등이 법인세를 인하함에 따라 이제는 국내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가 평균 수준을 넘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쥬얼그래픽팀=임금진PD]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 조세수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 27.5%(지방세 포함)는 OECD 국가 중 11위다.

    OECD 주요국 평균은 27.6%, OECD 전체 국가 평균 23.9%, 일본 29.7%, 프랑스 34.4%, 독일 29.8%, 미국 25.8% 수준이다.

    OECD 전체 평균에 비해서는 높지만, 주요국 평균과는 비슷하다.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미국과 비교하면 딱 중간값 정도다. 눈에 띄게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10월 조세재정연구원은 'OECD 회원국의 조세통계로 본 국제동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법인세율에 대해 '부가세와 지방법인세를 모두 포함한 법인세 통합세율 고려시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25% 수준으로 인상되더라도 영국을 비한 주요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미국의 경우 연방세 외에도 주법인세(STATE CORPORATE INCOME TAX)를 주마다 다른 세율로 부과하고 있다.

    주마다 다른 세율이 적용되는 미국의 주법인세. (출처=TAX FOUNDATION)

     

    우리나라의 지방세와 유사한 개념인 주법인세는 전체 50개 주 중 44개 주에서 부과하고 있는데, 노스캐롤라이나주 3%가 가장 낮은 수준이고, 가장 높은 아이오와는 세율이 12% 에 달한다. 때문에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평균값으로 계산된 25.8% 보다 훨씬 높은 법인세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는 "트럼프 감세로 미국 기업이 예전보다 더 가벼운 세금 부담을 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기업보다 더 가벼운 부담을 지게 된다는 것은 사실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비과세와 공제 등 조세감면도 있기 때문에 명목 법인세율 순위가 반드시 법인세 실부담 순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7월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영국 옥스퍼드대학 기업조세센터 자료를 인용분석한데 따르면, 한국의 실효세율은 평균 18%로 명목세율보다 낮았고, OECD 회원국 평균(21.8%) 보다 훨씬 낮은 25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득이 많은 대기업일수록 오히려 실효세율이 낮은 역진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법인세 신고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소득금액 최상위 10대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16.2%, 상위 100대 재벌기업의 실효세율은 17.6%, 상위 100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18.2% 수준이었다.

    또 김동연 전 경제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서 법인세를 내는 회사의 99.7%가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 21%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며 "가장 낮은 법인세율인 10%를 적용받는 기업의 전체 75.7%"라고 말했다.

    (출처=국회예산정책처 '2018 시행 개정세법 주요내용')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과 체계는 4단계 누진체계로 되어 있다.

    가장 높은 25%의 세율을 적용받는 경우는 과세소득이 3천억을 초과하는 기업으로 한정된다. 때문에 실제 미국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 받는 기업은 소수에 그쳐, 전반적인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줄 확률은 낮을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누진체제로 극소수의 대기업만 최고세율을 적용받게 되는데, 그 소수의 대기업도 최고세율보다는 낮은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명목세율만 놓고 따져봐도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과도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 아니며, 실효세율까지 고려하면 국내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가 주변국에 비해 매우 높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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