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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세균 런천미트' 조사에 두번 우는 청정원

    (사진=청정원)

     

    이른바 '런천미트 이물질 사건'은 소비자가 신고한 제품 외에도 캔햄, 통조림, 병조림, 레토르트까지 유사 제품 전체에 대한 확대샘플조사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멸균제품에 대해 세균발육 여부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으며 모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로 파장이 일단락 지어졌다.

    그러나, 식약처의 조사결과 발표가 오히려 논란의 여지를 남겼고, 런천미트를 생산하는 청정원은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해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서고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최종검사결과표를 받아들고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누구나 승복할 만한 조사결과에다 납득할만한 설명까지 곁들여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식약처는 지난 30일 "캔햄, 통조림 병조림 및 레토르트 등 총 39개사 128건의 멸균제품에 대해 세균발육 여부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고 모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실험과정의 오염 가능성에 대해 "검사 전 과정에 대해 점검했지만 검사결과에 영향을 미칠만한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정도로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일까? 식약처는 "이번에 검출된 대장균의 경우 멸균과정에서 생존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보관 유통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전문가 멘트를 곁들였다.

    요약하자면 제조과정에서는 세균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낮지만 유통과정에서는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 식약처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어정쩡한 결론이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 지를 밝히는 검사의 결과는 논란의 소지가 없어야 하고 이에 근거해 이번 사건의 책임소재까지 명확히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식약처가 내린 결론에는 결론이 없다.

    식품업계에서는 식약처의 처분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달 열흘이나 걸린 조사 치고는 너무나 부실했다"며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현장점검에서 어떤 부분을 살폈는 지, 전문가들은 누구인지, 어떻게 구성했는 지 정도는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청정원은 식약처 조사에 대해 "식약처 조사결과를 존중하며, 식약처와 공인검사기관, 당사 자체 조사 결과 모두 적합하다고 판정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지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소비자 제보에서 시작된 세균파동이 검사기관의 검사를 거치면서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급기야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극약처방까지 내려 이미지는 물론 금전적으로도 수백억원대 손실을 낸 상태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조사내용보다는 문제가 나올수 없다고 봤던 제품이 "문제있음"으로 조사결과가 나온걸 의아하게 여긴다.

    충남도청 동물위생검사소가 1차 수거해 간 런천미트제품은 유통용이 아닌 제조공장에 보관중이던 '한도견본'이라고 한다.

    한도견본이란 통상 제조사가 제품을 제조하면 유통기한 종료시까지 보관하는 샘플을 말하는데,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한도견본으로 대조실험을 하게되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동물위생시험소가 수거했을 당시 외형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인하였기 때문에 지난 2년 5개월간 보관상의 문제도 없었던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전문가를 동원해 만들어낸 논리 즉 "유통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부분에 의문부호가 찍힌다.

    식약처의 조사결과 발표시점도 절묘했다. 식약처는 30일 확대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청정원이 런천미트를 포함한 모든제품의 판매유통 자진 금지를 견디다 못해 '생산과 판매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날이었다.

    식약처가 조사결과를 '부적합'에서 '적합'으로 쉽게 바꾸는 사이, 해당업체는 상당한 이미지 실추를 겪으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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