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이 4일부터 새 연합훈련인 '동맹연습'을 실시한다.
한미가 북미대화 등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의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을 대폭 축소 조정해 진행하는 것으로 훈련 축소가 한반도 긴장완화는 물론 비핵화 협상재개의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 '동맹연습'으로 명칭 변경, 훈련기간 9일로 단축한미 국방 당국은 연합훈련인 키리졸브연습(Key Resolve)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동맹'이라는 새 이름의 연합지휘소연습을 4일부터 시작한다. 훈련기간은 4일부터 12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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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은 "'동맹'연습은 한미 양국 간의 긴 세월 동안 유지한 파트너십과 대한민국 및 지역적 안정을 방어하기 위한 의지를 강조하는 연합지휘소연습"이라고 밝혔다.
또 "동맹 연습은 기존 봄에 진행되었던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조정해 한반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작전 훈련을 전략, 작전, 전술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리졸브연습은 한미 연합군사령부가 연합사 '작전계획 5027' 등을 적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워게임(War Games)이었다.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북한의 도발로 전쟁이 발생할 때 이를 수행하는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으로 한국측에서는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 작전사령부, 국방부직할·합동부대가, 미측에서는 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등이 각각 참가했다.
연합전시증원(RSOI)연습이라고 불리다가 2007년에 키리졸브로 바뀐 것인데 원조는 1976년에 시작된 팀 스피릿(Team Sprit) 훈련이다.
작년에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로키'(low key·절제된 대응)로 진행됐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절정에 달했던 2017년에는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등 전략무기가 전개되는 등 공세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기간이 줄면서 2부의 반격 연습을 생략하고 전략무기도 전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키리졸브와 병행시행돼다가 이번에 명칭이 사라진 독수리(FE) 훈련은 1961년 소규모 후방지역 방어훈련으로 시작해 1975년 'Foal Eagle'(독수리훈련)이란 영어 이름으로 바뀌었다.
1982년 이후에는 정규전 개념을 적용해 특전부대의 침투·타격훈련과 중요시설 방호훈련을 병행하는 야외기동훈련으로 확대됐고 2008년부터 키리졸브와 통합돼 시행됐다.
최근에는 연합기동훈련, 해상전투단훈련, 연합상륙훈련, 연합공격편대군훈련 등 한미 연합작전과 후방지역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으로 발전했는데 앞으로는 독수리훈련이라는 이름 자체가 사라지고 대대급 이하의 소규모 부대가 참여하는 상시훈련으로 실시된다.
독수리훈련 일환 쌍용훈련 모습(사진=연합뉴스)
◇"비핵화 달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미 국방 당국이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종료하고 축소된 훈련을 새 이름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은 이 훈련에 늘상 반발해온 북한을 배려한 조치로 평가된다.
남북, 북미대화 분위기가 촉발된 지난해 이 훈련들을 절제해 시행한 것 또 하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유예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 여러차례 훈련비용 부담 문제를 거론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도 맞는다.
이와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섀너핸 장관 대행도 2일 밤 전화통화에서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려는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났지만 향후 대화국면 유지와 재개를 위해 국방 당국이
군사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북한이 협상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미가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해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훈련에 반발해온 북한도 체면치레를 하게됐다.
이에 따라 북한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한 대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시험은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범위에 대해 확연한 입장차이를 확인함에 따라 되레 향후 의외의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가운데 연합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