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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SK하이닉스, 왜 굳이 발전소 만들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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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SK하이닉스, 왜 굳이 발전소 만들려 할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부동의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과 함께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고 있는 효자기업 SK하이닉스가 ‘갑자기‘ 발전소를 짓는다고 한다.

    SK하이닉스는 2020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약 1조 6800억원을 투자해 제 1공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과 2공장이 있는 충북 청주에 각각 570MW규모의 발전소를 지을 것이라고 4일 공시했다.

    570 MW라는 발전용량은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용량 587 MW와 맞먹는 규모이다.

    요즘 짓는 원자력 발전소들은 1000MW 즉 약 1GW 규모의 용량을 가지기 때문에 요즘 원전으로 치면 한 개 조금 넘는 양이지만 최초의 원전인 고리원전으로 친다면 대략 원전 2개 정도를 반도체 공장안에 짓겠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이정도의 투자규모와 내용이 의무공시 사항은 아니지만 주주와 주민들에게 알린다는 차원에서 자율공시했다고 CBS노컷뉴스에 설명했다.

    회사측은 발전소를 짓는 이유를 “신규 공장 건설 등 생산시설 증가로 향후 전력 수요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력 수급 안전성 확보가 필요해졌으며, 당사는 전력공급 다변화 목적으로 LNG 기반 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장을 더 지으면 전력이 더 필요해 지고 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 발전소를 직접 지어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또 발전의 방식은 LNG를 쓰는 열병합 발전소가 될 것이라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열병합 발전소는 열과 전력을 동시에 생산하는 것으로 LNG를 태워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남는열은 난방 등에 쓰는 방식이다.

    이렇게 생산하는 전력은 SK하이닉스가 필요로 하는 전력량의 절반 정도라고 한다.

    기왕 발전소를 짓는 마당에 필요량 전부를 감당할 설비를 지을 수도 있지만 이 설비가 고장날 경우 반도체 라인이 완전히 멈추는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필요전력의 절반은 자체 발전소에서 충당하고 나머지 절반은 지금처럼 한국전력에서 받겠다는게 SK하이닉스의 복안이다.

    SK하이닉스가 이렇게 ‘갑자기’ 발전소를 짓는다고 했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갑자기’는 아니다.

    왜냐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994년부터 2013년까지 이천에 자체 발전소를 운영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하이닉스가 운영했던 자가발전소는 벙거C유를 쓰는 구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발전소를 가동하지 않았던 SK하이닉스가 발전소를 짓겠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여러 가지 분석들이 난무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향후 전력수급이 불안해지고 산업용 전력요금이 오를 것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게 그것이다.

    이에대해 SK하이닉스측은 “정부의 탈원정 정책과 이번 이천과 청주의 발전소 건설은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공급선 다변화가 더 큰 이유”라고 CBS노컷뉴스에 설명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해법의 하나로 발전소를 짓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대한 SK하이닉스의 ‘불편함’이 묻어난다.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설계획에 대해 또다른 ‘불편함‘을 느끼는 쪽은 한국전력이다.

    한전은 6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전력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성”에 따라 자체발전소를 짖기로 했다는 하이닉스 계획에 대해 한전은 지난 20년간 SK하이닉스의 이천과 청주공장에 단 2회 정전고장, 그것도 합해서 11분만 있을 정도로 세계 최고품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다고 밝혔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 하이닉스 M14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한전은 이어 앞으로도 반도체 공장 등과 같은 중요 산업시설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년간 딱 11분 정전이 발생했을 만큼 전력공급이 안정적인데 ‘전력수급의 안정성 차원에서’ 발전소를 짓겠다는 SK하이닉스 계획에 대한 불편함이다.

    그런데 반도체로 이른바 ‘잘 나가는’ SK하이닉스가 굳이 발전소를 지으려는데는 ‘돈’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력요금으로 대략 9275억원을 썼다. 1년전인 2017년의 7860억원에 비해 18%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약 1조원 가까운 돈을 전기요금에 썼다.

    이는 지난해 SK하이닉스 감사보고서에 따른 것으로 이 금액은 수도광열비로 엄밀히 말해 전기요금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전기요금이기 때문에 SK하이닉스로서는 상당한 비용요소가 된다.

    특히 6년만에 처음 적자를 낸 김종갑 한전 사장이 적자 타개책으로 심야용 경부하 산업용 전기요금의 조정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설욕구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체적으로 LNG발전소를 지어 전력과 열을 절반 정도 공급하면 발전원가를 감안하더라도 한전으로부터 전량을 사서 쓰는 경우 보다는 '이익'이라는 계산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전이 6년만에 적자를 낸 것은 사실상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춰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줄이고 대신 LNG나 석유,석탄 발전소의 가동을 늘린데 따른 연료비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많다.

    따라서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과 탈원전 정책, SK하이닉스의 발전소 건설계획 사이에는 합리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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