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하싸날 볼키아(Haji Hassanal Bolkiah)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과 한-아세안 협력 강화,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가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양국이 수교 후 지난 35년간 인프라·에너지·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우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온 것을 평가했다.
양 정상은 한국 기업이 브루나이의 '리파스 대교'와 '템부롱 대교' 건설에 참여해 브루나이의 경제발전에 기여해 온 점을 평가하고, 인프라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브루나이 강을 연결하는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 '리파스 대교'는 국내 대림산업이 건설에 참여해 지난 2017년 10월 개통을 완료했다.
대림산업은 동서로 분리된 브루나이 국토를 연결하는 30km(해상교량 13.4km 포함) 길이의 '템부롱 대교' 중 해상교량 2개 구간을 수주해 올해 11월 완공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볼키아 국왕은 브루나이의 주력 산업인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이 활발히 협력해 온 것을 평가하고 △가스전 개발 △수송 △판매 등 전 분야에 걸친 LNG 밸류체인 협력이 더욱 확대되도록 지원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LNG 밸류체인이란 가스 탐사와 생산, 수송, 판매 등 생산에서 발전(Gas to Power)에 이르는 LNG 관련 사업을 일원화하여 추진하는 체계를 말한다.
이와 함께 두 나라 정상은 지적재산권과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시키고,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새로운 상생 번영의 협력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직항노선 증편 △방송 매체를 통한 문화 소개 △한류 확산 등을 통한 양국 국민간 교류와 상호 이해 증가를 높게 평가하고, 양국 관계의 장기적인 발전 기반이 될 인적 교류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실제로 한-브루나이 직항노선은 2017년 정규편 주 2회 개설을 시작으로 지난해 주 3회로 증편된 뒤 올해 4월부터 주 4회로 확대된다.
문 대통령은 볼키아 국왕이 산업 다변화를 포함한 장기 국가발전 전략인 'Vision 2035'를 적극 추진해 브루나이 국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해 나가고 있음을 평가했다.
브루나이는 2017년 기준 원유·천연가스 수출이 GDP의 54% 차지하는 등 천연자원 의존도가 높고, 경제성장률이 정체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다변화 △중소기업 육성 △인프라 개발 △인재 육성 등을 통한 장기 국가발전 전략 'Vision 2035'를 추진하고 있다.
양 정상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브루나이의 'Vision 2035'가 사람을 중심에 놓고 상생번영을 도모하는 실질협력 증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양국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상호보완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한반도 정세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브루나이의 변함없는 성원과 지지를 당부했다.
한편 정상회담 직후에는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특허협력조약 국제조사기관 지정 △과학기술 협력 △투자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3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브루나이 왕궁(Istana Nurul Iman)에서 볼키아 국왕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브루나이는 한국 정상으로는 19년만에 자국을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 내외에게 최고의 예의를 표했다.
볼키아 국왕은 문 대통령이 아세안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양국이 수교 이래 35년간 에너지·인프라 등 실질 협력뿐만 아니라 문화·인적 교류 등에서도 우호협력 관계를 심화해 온 것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볼키아 국왕이 1984년 브루나이 독립과 동시에 수교한 이래 한-브루나이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브루나이의 안정과 번영을 이끌어온 것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