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로 혼잡한 김해공항 주기장 모습. (자료사진 =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보잉사의 최신 기종 항공기 '보잉 737 MAX'가 최근 5개월새 두번이나 추락하며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최초의 중장거리 정규노선인 싱가포르 직항 노선이 모두 이 기종으로 운영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노선 운영 차질이나 안전성 논란이 일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케냐에서 발생한 에티오피아항공의 추락사고를 계기로 미국 '보잉 737 MAX8' 기종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이 기종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항공기 사고 이후 불과 5달만에 또다시 큰 인명피해를 낸 데다, 두 사례 모두 도입한지 얼마안된 새 비행기로 알려져 기체결함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당국이나 보잉사는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해당 기종에 대한 운항 중단 조치를 취한 국가가 중국와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영국· 프랑스·독일 등 유럽국가까지 총 20여 개국으로 늘면서 시민 불안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해당 기종 항공기 2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도 13일부터 잠정적으로 운항을 중단하고 대체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보잉 737MAX 공포의 불똥은 부산 김해공항으로 튈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 최초의 중장거리 정규 직항노선인 부산-싱가포르 노선이 모두 737맥스 기종으로 운영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받은 이스타항공은 올해 초 임시편 운항 당시
737MAX 기종을 투입했고, 연내 취항하는 정기노선도 해당 기종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나머지 운수권을 가진 제주항공의 경우 당장은 중장거리용 항공기가 없어 기존 단거리용 항공기의 좌석을 줄여 싱가포르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지만, 2022년부터는 이 기종을 대거 도입해 부산 노선에 투입할 것이 확실시됐다.
외국 항공사로서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실크에어' 역시 737MAX로 오는 5월 1일부터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가장 강력한 운항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는 데다, 이번 운항중단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당장 5월 취항을 앞둔 실크에어의 취항 일정 지연이나 대체항공기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도 737MAX 기종 도입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단거리용 항공기 좌석을 30석 가량 줄여 운영하는 '땜질 운항'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단거리용 항공기로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운영할 경우 좌석 판매율이 100%에 육박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선 수익성 악화를 전망하고 있어 김해공항 숙원 노선이 취항 초기부터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 기체 결함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서 애초 예정한 계획대로 737MAX를 투입하는 것도 문제다.
이럴 경우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국내 항공노선 가운데 보잉737 맥스기로만 운영되는 유일한 노선이 되는 만큼, 지역민들이 항공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