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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트리밍 게임 시장 등판…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

IT/과학

    구글, 스트리밍 게임 시장 등판…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

    1400억달러 글로벌 게임 시장에 뛰어든 구글
    MS·소니 이어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도 경쟁
    클라우드 강자들이 지배할 게임 시장 판도 변화

     

    구글이 막강한 플랫폼을 앞세워 게임 시장에 진출한다. 구글플레이를 통해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닌텐도 등 콘솔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는 1000억달러 규모의 디지털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비디오 게임 플랫폼 서비스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 컨퍼런스 GDC 2019에서 '게임의 미래'에 대한 기조연설을 통해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프로젝트 스트림'과 콘솔 게임기 '예티'를 공개하고 이른바 '넷플릭스형 게임 서비스'의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의 강력한 도전자 구글 '등판'

    현재 소비자가 수준 높은 게임 타이틀을 즐기기 위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4나 엑스박스원, 닌텐도 스위치와 같은 50~100만원 대의 비용을 지불하거나 2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급사양 PC를 구입해야 한다. 추가로 스토리지 등 주변기기와 게임을 따로 구입해야 하고, 비교적 접근성이 수월한 모바일게임도 인앱 결재 시스템으로 사용자에 따라서는 수 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나날이 고공행진을 하는 고사양 스마트폰의 가격은 덤이다.

    구글은 이같은 파편화되고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꾸려고 한다. PC와 스마트폰, TV 셋톱박스 등 소비자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기에서 자유롭게 게임에 접속하고 게임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가 필요 없으며 최고의 게임들을 거의 제한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구독하는 방식이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Forrester)의 수석 애널리스트 토마스 허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게이밍을 통해 퍼블리셔는 어떤 장치나 화면에서든 새로운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고, 음악이나 동영상 외에 게임에서도 반복적인 스트리밍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의 경우 IT 인프라에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게임 퍼블리셔에게 클라우드 스토리지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에서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데이터 센터를 게임사가 운용할 필요가 없어지고 게임 행태 분석 비용도 크게 줄어들지만, 무엇보다 콘솔, PC, 모바일 등으로 구분해 개발해야 했던 게임 파티션의 범위를 줄여 개발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플랫폼 별로 접속환경만 자유롭다면 어떤 기기에서도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구글에게는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디지털 광고 수익에서 탈피해 수익원 다양화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구글은 이미 지난해 크롬북과 같은 저렴한 저사양 PC의 크롬 웹브라우저에서도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ASSASSIN 'S CREED ODYSSEY)'와 같은 게임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선보인 바 있다. 고가의 콘솔이나 PC 사양이 아니더라도 클라우드만으로 고화질·고사양 게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지점이었다. 이후 애플, 아마존, EA, 엔비디아 등도 스트리밍 게임 진출을 앞다퉈 선언했다.

    최근 구글 특허와 내부 소식통을 통해 알려진 컨트롤러 '예티'는 기존 콘솔 게임기의 컨트롤러와 닮았지만 엑스박스원이나 플스4와 같은 콘솔박스가 별도로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사용자의 게임 데이터가 저장되고 DVD 타이틀이 디지털 콘텐츠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별도의 콘솔박스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홈 앱에 구글홈 스피커나 크롬캐스트를 추가하듯 구글 게임 컨트롤러만 추가하면 TV나 PC,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스트리밍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기존 게임 플랫폼과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 구글, 클라우드·안드로이드 생태계 업고 게임 시장 도전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1400억달러(약 158조 7천억원)에 육박한다. 매년 15%씩 성장하는 게임 시장은 이미 게임 퍼블리션만의 세계는 아니다. CNBC는 구글이 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닌텐도와 같은 콘솔게임 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견고한 시장에서 스트리밍 게임이라는 혁신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부 소규모 스트리밍 게임을 시작한 곳들도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IDC의 루이드 워스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환경에서 수년 간 스트리밍 게임 분야에 뛰어든 여러 회사들이 있지만 적어도 북미·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 상당한 유료 가입자 기반을 확보한 업체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소니의 디지털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는 연간 99달러 또는 월 19.99달러다. 플스4를 보유한 유저는 PC·모바일(iOS)에서 750여 개 이상의 플스2 이상의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구글의 계획과 달리 소니는 하드웨어의 제약이 크다. 플스4가 없다면 스트리밍 게임을 이용할 수 없다. 'xCloud'로 불리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준비에 나서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12일 MS 게이밍 클라우드 부사장 카림 초우드리가 직접 블로그를 통해 "콘솔박스가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여전히 상당한 비용의 콘솔박스를 구입해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과거 온라이브(OnLive)라는 스타트업이 어떤 하드웨어 기기에서도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충분한 가입자 확보에 실패한 끝에 2015년 회사를 소니에 매각했다.

    이처럼 구글이 실패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무어 인사이트&전략의 패트릭 무어헤드는 "구글이 유료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 된다"며 "앞서 시작한 음악, 영화, 도서 스트리밍 서비스도 아직 중간 정도의 성과를 보여 기대치가 낮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포레스터의 토마스 허슨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구글이 기반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구글이 유비소프트와 EA를 거친 (어쌔신 크리드 개발) 제이드 레이몬드를 영입한 것은 게임 퍼블리셔가 되겠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게임의 성공 덕분에 거대한 개발자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 업계가 클라우드 게임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아마존AWS도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평정하기 위한 도전 과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구글이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서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몇가지 높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 속도다. 게이머가 스트리밍 환경에서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지포스는 풀HD 화질을 위해 최소 50Mbps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게임 컨트롤러를 이용해 즉각적인 응답 속도를 얻을 수 없다면 게이머들의 외면은 불보듯 뻔하다.

    물론 최저지연성이 특성인 5G 네트워크가 올해 본격 시작되면 이같은 우려는 사라지겠지만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5G 네트워크를 이용하거나 목표 속도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시각이다. IDC는 스트리밍 게임이 본격화는 2021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력적인 게임 타이틀의 확보는 가장 중요하다. 인터넷 환경이 다소 제약이 있더라도 최고수준의 게임을 경험할 수 있다면 서비스 개선 과정은 게이머들도 어느정도 눈감아 줄 수 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가 이미 입증한 매력적인 게임 라이브러리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선결 과제다. 일부에서는 이미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확보한 방대한 파트너십을 통해 충분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있지만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의 견제가 이어진다면 콘솔게임의 인기 타이틀이 구글과 손을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IDC 로이스 워스는 "구글은 자체 보유한 콘텐츠가 없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이뤘는지 모르지만 AAA 품질의 타이틀을 만드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점 콘텐츠가 없다면 그것은 단지 또다른 디지털 게임 스토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구글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유럽 개발 총괄 부사장인 필 해리슨을 영입한 것도 구글이 서비스 초기 적어도 퍼블리셔 기능에 집중할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구글은 이미 기존 콘솔 게임을 구글플레이를 통해 쉽게 모바일게임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 구축 부담을 크게 줄일 수는 있다. 문제는 구글이 이같은 퍼블리셔 역할 외에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독점 타이틀을 선보여 새로운 구독자를 대거 확보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막강한 클라우드 생태계를 갖춘 마이크로소프트 및 아마존이 독자적인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구글에게는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독점 타이틀 확보와 5G와 같은 안정적인 인터넷 속도, 클라우드 안정화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어 구글의 선발 경쟁이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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