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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박세진 "윤아는 외로움이 깊게 쌓인 쓸쓸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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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년' 박세진 "윤아는 외로움이 깊게 쌓인 쓸쓸한 아이"

    [노컷 인터뷰] '미성년' 윤아 역 박세진 ①

    영화 '미성년'의 박세진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첫 영화, 첫 시사회, 첫 인터뷰…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에서 500:2의 경쟁률을 뚫고 윤아 역을 연기한 배우 박세진은 요즘 경험하는 것들이 대부분 '처음'인 신예다.

    2013년 제22회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박세진은 선생님의 권유로 연기 공부를 시작해 드라마 '마녀보감', 웹드라마 '천년째 연애중', '마이 런웨이,' 웹무비 '개들의 침묵'에 출연했다. 이번에 개봉한 '미성년'까지 합쳐도 한 손가락으로 셀 수 있다. 그만큼 대중에겐 낯설다. 동시에 매우 신선한 얼굴이다.

    '미성년'의 주인공 주리와 윤아 역은 처음부터 오디션으로 뽑겠다는 김윤석 감독의 계획이 있었고, 박세진도 오디션에 참여했다. 주리와 윤아가 본격적으로 만나는 옥상 장면이 나온 대본은, 짧았지만 "되게 재미있었다."

    작은 역할이라도 꼭 이 작품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졌던 박세진은, 그 꿈을 뛰어넘어 윤아 역에 낙점됐다. 평온했던 가정을 뒤흔든 비밀을 폭로하는, 겁 없는 소녀 윤아 역을 적격으로 소화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박세진을 만났다. 박세진은 영화에서 한심한 어른과 세상을 바라보는 원망 어린 눈빛, 화장기 없는 얼굴을 보여줬던 윤아와는 달랐다. 조금 수줍음을 탔지만, 조곤조곤 답을 이어가는 모습은 차분하고 침착했다. '미성년'과 만난 계기부터, 박세진이 생각하는 윤아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매체 인터뷰는 이번에 처음 하는 건가.

    그렇다.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재밌기도 한 것 같다. 계속 새로운 분들을 만나뵙는 거고, 제가 어떤 말을 해 드려야 하는지 생각을 많이 해야 하다 보니까 그런 점이 어려운 것 같다. 같은 얘기를 하더라도 사람이 계속 바뀌니까 또 저는 그냥 새롭게 얘기를 하게 되더라. 그게 재미있다.

    ▶ 500:2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미성년'에 합류했다. 어떤 계기로 지원하게 됐나.

    처음에 오디션 대본을 받게 됐고, 오디션 공고도 있었다. '미성년' 두 주인공을 뽑는다는 공고가. 우선 대본을 봤는데, 영화 속 옥상 장면이 짧게 나와 있었다. 되게 재밌더라. 연습을 하다 보니 대사들이 입에 잘 붙었다. 연기를 잘할 수 있는 대사들로 쓰여 있어서. 이 오디션을 꼭 참여하고 싶고 작은 역할이라도 이 작품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오디션을 봤다.

    박세진은 평온한 두 가정의 일상을 뒤집는 비밀을 폭로하는 윤아 역을 연기했다. (사진=㈜영화사 레드피터 제공)

     

    ▶ 김윤석 감독이 오디션에서 매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했다. 그때 주로 어떤 대화를 했는지.

    아무래도, 처음에 사람을 만나면… 어쨌든 저는 시험을 보러 온 입장이니, 이왕이면 상대방에게 잘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수많은 외부적인 것들이 있어도, 어쨌든 저라는 사람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부담감이 있었는데, 감독님께서는 그런 부담감을 다 떨친 상태의 저희를 보고 싶으셨던 것 같다. 사람이 20분 정도 서로 조금씩 대화를 하면 풀리지 않나. 그런 풀린 모습, 조금 더 자연스러워진 모습으로 감독님과 얘기를 하게 됐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궁금해해 주시고 시나리오는 어땠는지 캐릭터는 어땠는지 얘기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한 시간이 갔던 것 같다.

    ▶ 1시간 가까이 긴 대화를 나눈 건 어느 단계였나.

    1차가 서류, 2차가 짧은 대본 연기, 합격한 사람에게 3차 때 전체 대본을 주셨다. 그걸 다 읽고 감독님을 만나 뵀다.

    ▶ 전체 대본을 봤을 때 작품 첫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그 대본이 어… 오픈되면 안 되는 거여서 굉장히 철저한 보안 상태로 회사에 가서 받았다. (웃음) 대본이 몇십 장이 있는데 그 한 장 한 장에 제 이름이 적혀 있었다. 만약 유출되면 제 것인 줄 알 수 있게. (웃음) 오디션 보는 친구들 다 자기 이름이 적혀 있었을 거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혼자 봤는데 정말 순식간에 읽히더라. 막 뭔가 눈물도 나고, 지하철에서 막 울면서… (웃음) 대본을 보는데 너무 좋고 이거 너무 하고 싶은 거다. 너무너무 하고 싶다는 너무 강렬한 마음이 생겼다.

    ▶ 혹시 어느 장면에서 울었는지 기억하나.

    어떤 장면이라기보다, 극이 흘러가다 보면 조금씩 윤아 속모습이 드러나지 않나. 처음에 당돌하다가 극중에서 윤아가 울고 그런 장면이 있다. 그런 걸 볼 때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윤아가 너무 불쌍하더라. 그래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 오디션을 마쳤을 때, 두 사람(김혜준-박세준) 모두 합격이었고 역할은 나중에 주어졌다고 하던데.

    합격 통보해 주실 때 어떤 배역인지를 조금 더 고민하느라 얘기는 안 해 주셨다. 저희가 너무 오래 기다리면 힘들까 봐, 비교적 일찍 얘기해주셨다. 한 일주일 정도 있다가.

    배우 박세진 (사진=황진환 기자)

     

    ▶ 윤아 역을 하게 되겠다는 예감이 있었나.

    속으로는 윤아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감독님이 고민 끝에 주시는 거고, 혹여 주리 역할을 맡을 수도 있으니까 모든 배역에 대해서 마음을 비워놓고 있었다. (오디션에서) 둘 다 연기는 해 봤었다.

    ▶ 오디션 연기로 윤아와 주리 역할을 다 경험해 봤는데 두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다고 봤는지.

    아무래도 둘이 살아온 환경이 극명하고 부모님의 성향도 굉장히 다르고 반장에다가 선생님의 사랑을 받는 아이이고 (웃음) 윤아는 특별히 한 행동도 없는데 의심받는 아이다. (웃음) 말투나 행동에도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상태가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주리는 사랑도 많이 받고 밝고 조금 더 예의가 바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윤아는 조금 더 당돌하고 자기 자신을 지키고자 애쓰는 날것의 상태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 윤아는 바람을 피우고 아이까지 가진 엄마와 사는 고등학생이다. 조금은 불량하고 불손해 보이기도 하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언론 시사회 때 '껍질을 다 벗기면 윤아 안에 여린 모습이 있다'고 한 게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시나리오를 통해 확인했다. 그렇기 때문에 윤아라는 캐릭터를 더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윤아를 받고 나니까 그런 윤아의 감정들을 순차적으로 표현해야 했다. 제일 여린 모습부터 제일 앞부분의 센 모습까지가 다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한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다, 윤아라는 캐릭터를 혼자 만들어가는 데. 여린 아이가 자리 잡고 있지만 환경이나 부모님에 대한 분노, 서운함 이런 것들이 쌓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일 단단해 보이지만 그것이 벗겨지면 조금 더 여린 모습이랄까.

    ▶ 그렇다면 윤아의 전사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일단 최대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윤아에 대해서 생각했다. 윤아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고, 속마음이 많이 궁금했기 때문에. 어떤 아이일까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어린 윤아가 혼자 집에서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더라. 기다리는 입장에선 보고 싶으니까, 굉장히 꿋꿋하고 용감하게 기다리는 거지만, '보는 입장'에선 굉장히 쓸쓸하고 외로워보이는 거다. (윤아) 본인이 느끼지는 못해도, 자기도 모르는 외로움이 되게 깊게 쌓여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이 확 와닿았다.

    박세진은 극중 김소진과 모녀로 연기했다. 왼쪽이 김소진, 오른쪽이 박세진 (사진=㈜영화사 레드피터 제공)

     

    ▶ 윤아는 아직도 철이 덜 든 것 같은 엄마 미희와 함께 산다. 미희를 바라보는 윤아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전체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전 엄마에 대한 미움이 크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그 마지막 라면 먹는 씬까지 엄마에 대한 분노가 큰 거라고 생각했다. 라면 먹는 씬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니까 제 관점이 아니라 엄마 관점에서 좀 더 바라보게 되더라. 나도 엄마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고 많이 슬픈데 본인은 오죽할까. 본인은 얼마나 더 힘이 들고 가슴이 아플까 이런 것들이 와닿으니, 더 이상 엄마에게 화를 낼 수가 없겠더라. 분노가 사그라들고, 엄마를 많이 이해하게 되면서 그 상태에서 대사를 하다 보니 앞부분과는 다른 느낌이 나왔던 것 같다.

    ▶ 가장 처음으로 촬영한 장면은.

    제일 첫 촬영은 소진 선배님이랑 집에서 '밥 안 줘?' 하는 장면이었다.

    ▶ 촬영하기 전부터 시나리오만으로 궁금했던 장면이 있나.

    선생님(김희원 분)이랑… (웃음) 주리랑 보건실에서 하는 장면. (웃음) 대사만 봐도 웃겨가지고.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어 볼까, 대본만큼 재밌게 담겼으면 좋겠다 싶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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