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승리 게이트'로 경찰의 유착과 비위가 곳곳에서 드러나는 가운데,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들이 사건 피의자로부터 접대를 받은 혐의가 새로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곪을대로 곪은 경찰의 치부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 강남서 경찰들, 사기사건 女피의자와 골프쳐 대기발령, 경찰 수사 착수
16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최근 강남경찰서 경제팀 직원들의 뇌물 혐의를 포착하고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직원들은 지난 2017년 사기 사건 피의자인 한 중년의 여성 사업가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여성 사업가가 직원들에게 "골프 한 번 치자"며 향응을 제안했고, 이후 실제로 함께 골프 회동을 가진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접대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경찰관은 5~6명 정도로 알려졌다. 모두 현재 또는 과거에 강남경찰서 경제팀에서 근무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지금은 대기발령이 내려진 상태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들이 골프 접대를 받으면서 여성 사업가가 연루된 사건의 편의를 봐줬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사업가와 주로 연락을 주고받은 특정 경찰관 1명을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대가성 여부나 접대 받은 경찰관의 정확한 규모는 조금 더 수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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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서 생활안전과장 출신 윤 총경 사건과 유사, 경찰 유착 수사는 더디게 진행경찰의 비위는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잇따라 터지고 있다. 특히 강남서 경찰들이 관할 지역의 사건 연루자들과 친분을 쌓고 골프 접대를 받은 점은 버닝썬 사건의 윤모 총경과 비슷한 패턴이다.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 총경은 승리와 유리홀딩스를 공동 설립한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로부터 4차례 골프 접대 받은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윤 총경이 애초 (유 전 대표로부터) 골프 접대를 2차례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카드 내역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2건을 더 찾았다"고 설명했다.
윤 총경은 2015년 강남서 생활안전과장으로 재직하면서 클럽, 주점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했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가 강남에 설립한 술집 '몽키뮤지엄'이 2016년 7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신고를 당하자 부하 직원을 통해 수사 과정을 알아봐 준 혐의로 이미 입건된 상황이다. 이후 총경으로 승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했을 때도 골프를 치며 유 전 대표와의 친분을 계속 이어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은 신림동 소재 유흥업소 업주로부터 술자리를 접대받은 혐의로 지난달 말 입건됐다. 이 사건 역시 현재 지능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경찰은 잇따른 비위에 칼을 빼들었지만 수사는 답보 상태다.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유착 의혹이 드러난 경찰관 6명을 입건하고 4명에 대해 내사를 진행하면서도 수주째 별다른 진척이 없다.
한 일선서 과장은 "관행처럼 계속돼온 비위가 지금에 와서야 하나둘 드러나고 있지만 이를 단칼에 베기란 사실 쉽지 않다"며 "다른 수사와 마찬가지로 경찰 유착 수사도 속도가 생명인데, 이미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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