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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깨질듯 안 깨지는 바른미래…왜?

    바른미래당 내분 폭발 직전, 당 주도권 잡으려 '네가 나가라'
    총선 정국에서 '당대당' 통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패트 정국 이후 孫 더욱 흔들, 안철수‧유승민 손잡아
    창당주주 함께 행동으로 분당 가능성은 더욱 낮아
    '버티기' vs '흔들기' 당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

    바른미래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문병호 전 의원(좌측)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가운데는 손학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미래당 내분이 심각한 상태지만 당은 깨질듯, 깨지지 않고 있다. 정개개편과 내년 총선을 감안할 때 당 주도권을 쥐는 것이 유리하기에, 서로 '네가 나가라'며 집안 싸움을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더해 손학규 지도부의 리더십 약화로 내홍은 한층 격화됐지만, 분당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당주역이지만 그간 노선갈등을 반복했던 바른정당계(유승민계)와 국민의당계(안철수계)가 사퇴 촉구에 있어선 손을 맞잡았기 때문이다.

    '버티는' 손학규 지도부와 '흔드는' 유승민‧안철수계의 주도권 싸움이 계속되는 이상 당은 폭발상태에 다다르면서도 쪼개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어쩡정한 세력다툼이 장기화 된다면 민심 이반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깨질듯 깨지지 않는 바른미래…대체 왜?

    지난달 30일, 패스트트랙 지정이라는 숙원을 이룬 바른비래당 손학규 대표는 '친정체제 강화'와 '반대파 숙청'을 본격화했다.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참패 이후 떠오른 사퇴론을 일축하면서 미뤄왔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하고, 사퇴 결의문에 참가한 정무직 당직자 징계에 나선 것이다.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바른정당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이 당헌‧당규상 최고위원회 상정‧협의 절차를 무시했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지도부 불신임 등 퇴진 카드를 거론하며 사퇴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노선 갈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친 후 더욱 위기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당은 깨질듯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대체 왜일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주도권 싸움'이다. 내년 총선은 4월15일, 1년도 채 남지 않았으나 정개개편은 아직 미지수다. 어떻게든 당에 남아 자산을 확보해놔야 향후 총선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바른정당계에서 거론되는 자유한국당과의 '보수통합', 국민의당계에서 나오는 민주평화당과의 '제3지대론' 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진보통합' 모두 개별입당보다는 대등한 위치의 '당대당' 통합 협상이 유리하다. 위기의 당을 지켜 통합을 일궈냈다는 명분을 세울 수 있고,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도 수월하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자강(自强)을 외친다는 것은 어찌됐건 이 간판으로 내년 총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당대당 통합이든, 기호 3번을 달고 나가던 현 상황에서는 맨몸으로 나갈순 없다. 필사적으로 버틸 때"라고 말했다.

    정개개편의 키는 결국 당권을 잡는 세력에 달려있다. 계파 간 혈투를 벌이면서 서로 '네가 나가라'고 외치는 이유다.

    ◇ 패트 후 폭발 임박…'안-유' 손 잡아 분당 가능성 더욱 낮아져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지도부 총사퇴를 위한 전·현직위원장 및 정무직 당직자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참패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친 이후, 당은 폭발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지만, 오히려 분당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학규 지도부의 약화된 리더십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손 대표 사퇴론은 보궐선거 참패 이후 불거졌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하태경‧이준석‧권은희)은 '당무 보이콧'으로 퇴진을 압박했다.

    이후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자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권은희 사보임 파동을 겪으면서 김수민 청년최고위원이 지도부에 등을 돌렸다. 권은희 의원(정책위의장)마저 지도부 회의에 며칠째 참여를 안하면서, 최고위원회의는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만 참석하는 '반쪽의 반쪽' 회의가 반복됐다.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지도부로,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손 대표가 버티기를 지속하면서 급기야 바른정당계(유승민계)와 국민의당계(안철수계)는 퇴진 촉구에 손을 맞잡았다. 지난 3일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 원외인사 138명은 퇴진 결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선갈등을 반복하며 분당 지점으로 보였던 '개혁보수'의 유승민계와 '중도진보'의 안철수계가 함께 하면서 분당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 셈이다.

    이로써 현재의 대치 구도는 손학규 지도부와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의 한축과 유승민계와 안철수계의 한축으로 재편됐다. '버티는' 쪽과 '흔드는' 쪽의 당권 경쟁 구도는 더욱 명확해졌다.

    양측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안철수계의 이탈로 국민의당계 호남계는 당혹스러워하며 향후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손학규 지도부는 안철수계와 접촉하며, 바른정당계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2일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만나 당의 현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국당이 개혁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와 행동을 보이면 오늘이라도 당장 합칠 수 있지만, 그게 없으면 합칠 수 없다'고 언급한 바른정당계 좌장인 유승민 전 대표를 향해 "한국당에 오해 받을 수 있는 말씀을 보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바른정당계 측은 지도부 불신임에 동의하는 의원들의 서명을 받으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불신임에 동의하는 의원들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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