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고, 직후 중국이 보복조치로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에 25% 관세 부과를 선포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이 추가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어서, '3000억 달러 관세'가 현실화 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13일(현지시간) ‘기술이전과 지적재산권 등과 연관된 중국의 정책과 행위에 대한 통상법 301조 적용 조치’에 '3000억 달러의 무역 조치'를 포함시켰다. 다만 해당 항목은 현재 “검토 중(Under Consideration)”인 상태라고 표시됐다.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추과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일단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음을 알리는 대목이다.
미 무역대표부는 다음달 17일까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받은 뒤, 같은 날 오전 9시 30분에 대표부 공청회실에서 일반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수렴 절차가 42일로, 지난번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에 대한 관세부과 당시 의견수렴 기간 71일보다 대폭 줄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백악관에서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아직 (부과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조치를 내놓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중국과 협상의 여지는 열어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면서 “결실이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무역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이슬람의 라마단을 기념하는 만찬인 ‘이프타르’를 주최한 자리에서 미중 무역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소개하면서 “그가 중국에서 얼마 전에 돌아왔다. 우리는 3-4주 뒤에 중국과의 무역협상의 성공여부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3-4주는 미 무역대표부가 공고한 공청회 일자, 6월 17일과 거의 겹친다. 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날짜는 그보다 열흘 뒤쯤인 6월 28-29일이다.
결국 종합해보면 중국과의 무역협상 여지가 아직 남아있으며, 3-4주 안에 미중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다면 이후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서명식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협상이 최종 결렬된다면 미 무역대표부가 예고한 대로 거의 대부분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일종의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프타르 만찬에서 “그것이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는 예감을 갖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