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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입증한 양정철…진짜 '양날의 칼' 되나

국회/정당

    '실세' 입증한 양정철…진짜 '양날의 칼' 되나

    16일 '문희상 국회의장'에 이어 21일 서훈 국정원장과 만남…광폭 행보
    양정철 "독대 아니고 사적 모임…민감한 얘기 없었다"
    與 "원래 가깝게 지내던 사이, 문제 아냐"
    일각선 "신중했어야"

    회동 마친 서훈과 양정철(사진=연합뉴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문희상 국회의장에 이어 서훈 국가정보원장까지 만나는 등 '실세 행보'를 보이면서 양 원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원장은 지난 21일 저녁 서울의 한 한정식 식당에서 서 원장과 만찬을 했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만찬 이후 양 원장은 자리를 뜬 서 원장을 배웅했다.

    지난 16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공식 일정으로 예방했던 양 원장.

    당 외각조직인 민주연구원을 맡으면서 원외인사인 양 원장이 대통령.대법원장과 함께 '3부 요인'으로 꼽히는 국회의장에 이어 국정원장까지 두루 만난 것은 이례적인 측면이 있다. 그만큼 여권에서는 양 원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방증하기도 한다.

    양 원장은 지난달 29일 민주연구원장에 임명된 이래로 언론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며 내년 총선 전략 등을 기획하고 있다.

    양 원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독대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함께 한 만찬"이었다며 "사적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양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분류된다. 본인도 스스로를 '양날의 칼'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1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옆에 있다면 대통령이 좀 편하시거나 덜 외로울 수는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되면 시스템을 깰 수가 있다"며 "양날의 칼 혹은 양면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양 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또다른 이유는 내년 총선과 관련돼 있다. 총선 전략을 담당하는 양 원장이 '친문' 중심의 공천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특히 양 원장과 함께 당 전략기획위원장에 임명된 이근형 원지코리아컨설팅 대표가 임명되면서 이런 우려가 더 커졌다.

    전략기획위원장은 민주연구원 상임 부위원장을 당연직으로 맡는데, 이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여론조사 비서관을 지내면서 양 원장과 가까웠던 인물이다. '양정철-이근형' 콤비가 총선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민주연구원을 진두지휘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이런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CBS노컷뉴스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과 양 원장 모두 걱정하는 점들을 너무 잘 알고 있고, 공천 과정에서 계파 싸움이 커지면 모두가 망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그런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1년 전부터 공천 시스템을 꼼꼼히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의 '실세 행보'에 대해서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적인 만남이었다고 하니, 양 원장이 지난 2년 동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으니 서 원장이 공개적으로 독려해줄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걸 문제 삼는 게 이상하다"고 양 원장을 두둔했다.

    '비문'으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양 원장과 서 원장은 대선 캠프 때도 매우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다"며 "양 원장이 국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으니까, 두 사람이 당연히 만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소수 의견으로 양 원장의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의 다른 중진 의원은 "여권에서 여러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는 있지만, 국정원장은 업무 특성상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국회 정보위원이 아니면 만남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야당은 서 원장과의 만남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민감한 정보가 모이는 국정원 수장과 여당 싱크탱크 수장이 만났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원래 잡혀 있던 사적인 모임이라는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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