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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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아 새로운 역사를 썼다."
휴일인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북측 경계선을 넘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장면을 거의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이 머리기사로 전했다.
특히 미국의 군 통수권자가 아직 휴전 상태인 '적국의 땅'을 밟아 평화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정체됐던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새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땅 밟기 행사가 차기 대선에서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한 사진찍기용 행사(Photo-op)로 그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경감시켰다는데 완전 틀렸다. 김정은은 아직 핵 프로그램을 감축하거나 동결하는 어떤 의미 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CNN에 출연한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보다는 사진찍기 행사일지언정 판문점 회동이 분명 더 낫다"면서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합의, 그리고 북한에 대한 충분한 체제보장의 수준에 대한 정의가 없이는 협상 전략을 짜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이번 판문점 회동으로 마련된 동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이달 중순부터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 간 실무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해 실무협상의 미국측 총괄 책임을 맡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협상상대방은 (북한) 외무성이 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실무협상단의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이 무언가 중요한 것을 이뤄내기를 원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 회담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기도 했다.
비핵화와 제재해제라는 방정식을 놓고 양보 없는 대치를 보였던 미국과 북한이 이번 트럼프 김정은 판문점 회동을 동력삼아 새로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사진찍기 행사용으로 그치고 말 것인지 여부가 미국에서도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