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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학생들 "강사 '펜스룰' 포장은 명백한 '여혐'"

사회 일반

    숙명여대 학생들 "강사 '펜스룰' 포장은 명백한 '여혐'"

    A 강사 강의 배제 '펜스룰'로 규정돼 역차별 논란 발생
    "A 강사 SNS 발언은 성인지 감수성 반하는 성적 대상화"
    A 강사 사건 '펜스룰'로 보도한 언론에 "여성 차별 지우기" 비판

    (사진=자료사진)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여성에 대한 시간강사의 성적대상화를 언론이 '펜스룰'로 규정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숙명여자대학교(이하 숙명여대) 학생단체인 '페미파워프로젝트'는 15일 SNS에 'A 강사의 여성혐오 발언에 대한 언론의 여성혐오를 규탄한다'는 입장문을 게시했다.

    숙명여대에 출강 중인 A 강사는 개인 SNS에 여성 다리가 클로즈업 된 사진을 올리고 "변태나 치한 취급을 원하는 남자는 없을 것이기에 숙명여대 수업을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라고 발언해 강의에 배제됐다.

    이 단체는 강사의 발언에 대해 "여성 대학교 학생을 학문을 배우는 학생이 아닌, 여성으로 대상화해 바라보는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다"며 "여성이 일상 생활에서 겪어야하는 성범죄에 대한 공포를 전혀 인지하고 있지 않기에, 성인지 감수성이 파탄 났기에 가능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A 강사의 발언을 언론이 먼저 '펜스룰'로 규정해 '역차별' 논란을 조장했다고 규탄했다.

    이 단체는 "그 동안 여성 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적 대상화 프레임을 재생산한 사회적 맥락과 여성 대학교 대상의 차별을 지우고, A 강사가 마치 역차별을 겪은 것처럼 '펜스룰'로 포장한 것은 명백한 여성 혐오"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것에서 여성 대학교가 내는 여성 혐오 범죄와 혐오 발언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예민하다'라고 프레임 짓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언론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단체는 "숙명의 가르침에 따라 본 단위는 언론의 그 어떤 '백래시'에도 불구하고 여성 혐오가 사라지고 모든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규탄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숙명여대 '페미파워프로젝트' 입장 전문.

    A 강사의 여성혐오 발언에 대한 언론의 여성혐오를 규탄한다.
    2019년 7월 15일 숙명여자대학교 A 강사의 여성혐오 발언에 대한 본교의 대처를 '펜스룰'에 대한 대처로 포장한 기사들이 작성되었다. 문제가 된 이준호 강사는 개인 SNS에 여성의 다리가 클로즈업된 사진을 올리며 '변태나 치한 취급을 원하는 남자는 없을 것이기에 숙명여대 수업을 가면 바닥만 보고 걷는 편'이라는 발언을 하였다.

    이는 본 강사가 여성대학교 학생을 학문을 배우는 학생이 아닌, 여성으로 대상화하여 바라보는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다. 또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불법 촬영 사건들로 인해 여성이 일상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성범죄에 대한 공포를 전혀 인지하고 있지 않기에, 즉 성인지 감수성이 파탄 났기에 가능한 발언이다. 허나 언론은 마치 A 강사가 성욕을 주체할 수 없는 위험한 공간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글을 쓴 것처럼, 해당 사건을 '펜스룰'로 포장하여 기사를 작성하였다.

    폭력을 폭력이 아닌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행위를 폭력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이다. A 교수의 발언은 그동안 여성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적 대상화 프레임을 재생산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이를 '펜스룰'로 규정하였다. 그동안 여성대학교를 '금남의 공간'으로 일컬으며 성적 대상화 해온 사회구조적인 차별로 인해 본교는 그남들에 의해 끊임없는 여성혐오 범죄를 겪어야 했다. (20190614 성명서 참조) 이러한 사회적인 맥락과 여성대학교를 대상으로 한 차별을 지우고, A 강사가 마치 역차별을 겪은 것처럼 '펜스룰'로 포장한 것은 명백한 여성혐오이다.

    언론에서는 '펜스룰'로 명시한 A 강사의 여성혐오 발언 및 이와 관련된 본교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본교의 훌륭한 대처에 대해 7월 15일 오후 4시 기준 약 50건의 기사를 쏟아내었다. 모두 A 강사의 발언은 '펜스룰'이라는 입장이었으며 학교의 대처가 너무 강경하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다른 여성대상 살인 사건과 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늘 피해자만을 부각하는 기사를 써온 언론은 왜 이 사건에 대해서는 A 강사의 편에 서며 그토록 열과 성의를 가지고 기사를 썼는가.

    이것에서 여성대학교가 내는 여성혐오 범죄와 혐오 발언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예민하다'라고 프레임 짓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언론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다. 사실 이번 사건과 같이 기자들이 여성대학교를 물어뜯고 싶어서 안달 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숙명인이 여성으로서 자신의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마다 언론은 반복적으로 집합된 초라한 남근다발이 되어 여성혐오적인 시선을 토대로 복사기마냥 서로의 기사를 베끼며 수많은 기사를 양산해내었다. 이것을 공학대학교에서 숨쉬듯이 발생하는 여성혐오 사건들에 대한 언론의 미온적 대응과 비교한다면, 여성을 향한 언론의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숙명인의 여성주의를 향한 물결은 초라한 남근다발의 발악으로는 멈추어지지 않을 것이다. 숙명의 공간에서 우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회구조적인 폭력에 눈을 떴으며 앞으로 우리의 삶은 상처받은 여성들과 연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 아무리 언론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차별을 이야기하는 숙명의 목소리를 '예민한 것'으로 단정짓고 입막음을 위한 쓰레기 같은 기사를 쏟아낼지언정, 여성과 연대하는 숙명의 정신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숙명을 가진 숙명인으로서 여성을 대상으로한 폭력이 마땅히 규탄받고 피해자들이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그것이 113년 전 명신여학교를 세운 순헌황귀비의 정신이었고, 2019년의 숙명의 공간에서 본 입장을 발표하는 우리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숙명의 가르침에 따라 본 단위는 언론의 그 어떤 백래시에도 불구하고 여성혐오가 사라지고 모든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규탄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

    숙명여자대학교 FEMI-POWER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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