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대회. (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조만간 비공개로 만난다.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최근 이인영 원내대표 측에 비공개 만남을 제안했고, 이 원내대표 측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애초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김 위원장이 구속되기 전 김 위원장 측에 만남을 제안했지만,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어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남이 불발된 이후 한 달여만에 민주노총 측이 대화를 요구하면서 만남이 성사되는 모양새다.
이인영 원내대표 측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비공개로 만나는 이유 중 하나는 민주당 안팎의 시선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민주노총 사이의 갈등은 계속해서 깊어지는 형국이다.
최근 민주당은 민주노총 측에서 당사 점거를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당사의 경계를 강화할 정도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 위원장의 면담은 불발됐고, 민주노총은 지난 15일 민주당 당사 앞에서 연좌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이해찬 대표.홍영표 전 원내대표의 지역 사무실을 기습으로 점거하기도 했고, 지난 2017년 12월에는 민주당 당사를 점거하고 단식농성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불참하거나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포기에 대한 강한 반발 등을 두고 당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민주노총과의 만남 자체도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우리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노동계와 완전히 척을 지는 것도 아니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인데, 사사건건 정부를 공격하고 파업에 돌입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의원은 "민주노총이 정말 우리당의 우군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언제까지 국민들의 공감대에서 벗어난 민주노총과 함께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런 기류를 거스르면서까지 민주노총과의 대화에 나서는 만큼 일단은 비공개로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고, 이를 토대로 관계 개선을 조용히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반대로 여전히 민주노총을 대화의 장으로 계속해서 유도하고, 함께 해묵은 노동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민주노총 조직 특성상 강경한 의견에 뜻이 모이기 쉬운 구조"라며 "그래도 민주노총에서 노동현안에 바른 소리를 꿋꿋하게 내줄 때도 많다"고 민주노총을 옹호했다.
이 원내대표도 민주노총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대화파다. 그는 평상시 사석에서 민주노총과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종종 피력했다.
원내 핵심 의원은 "당내 반대 의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과의 대화는 이 원내대표의 소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