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송절동의 한 편의점에 일본 제품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진열대가 마련돼 있다.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하겠다'는 시민들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새로운 사회 운동 양상까지 띄면서 반짝 활동에 그쳤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13일 찾은 청주시 송절동의 한 편의점.
'이곳은 쓰레기장입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린 새로운 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이 편의점 주인이 160여 가지의 일본 제품을 판매 중지한 것도 모자라 아예 진열을 해버린 거다.
"일본에 본 떼를 보여줘야 한다"며 한 달에 1천만 원에 가까운 매출 감소도 감내하겠다는 각오다.
편의점 업주 A(39)씨는 "손님들이 일본 것인 줄 모르는 제품들이 꽤 많다"며 "판매는 하지 않고, 따로 진열 공간을 마련해 일본 제품임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례하다 못해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를 보이는 일본의 제품을 취급한다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며 "매출에 큰 타격이 있지만 이렇게라도 불매운동에 동참할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청주시 모충동의 한 여행사 앞에 설치된 '일본 여행 상품을 팔지 않겠다'는 입간판.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일본에는 가지도 말자'는 운동에 앞장서는 여행사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청주시 모충동의 한 여행사는 벌써 20일째 '일본 여행 상품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입간판을 내걸고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설령 일본 여행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있더라도 이들을 설득해 다른 국가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행사 대표 B씨는 "불경기까지 겹쳐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이런 시국에 일본 여행을 떠난다는 게 옳지 않아 상품을 모두 철회했다"고 말했다.
광복절 수익을 위안부 할머니에게 기부하겠다고 나선 식당부터, 불매 운동과 관련된 글을 SNS를 통해 퍼나르는 학생들까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은 광복절을 전후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불매운동이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